[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김승섭의 ‘윙백’ 카드. 제주 유나이티드가 새 옵션을 장착한다.

김승섭은 올 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7시즌 동안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며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그의 주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다.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가 강점이다.

다만 제주는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김승섭이 윙백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점검했다. 제주는 측면 공격수들이 주로 공간을 넓혀 움직이지 않는다. 측면 공격수가 안쪽에서 주로 플레이하고, 윙백들이 공격성과 전진성을 띤다. 남기일 감독이 김승섭을 윙백으로 활용하겠다고 판단한 이유다. 김승섭도 이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다만 시즌이 시작한 뒤에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제주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주용과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안현범이 양쪽 주전 측면 수비를 맡았다. 그러나 최근 이주용과 안현범이 둘 다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면서 김승섭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또 다른 측면 수비수인 안태현이 오른쪽을 책임지고, 왼쪽은 김승섭이 출전하는 형태다. 김승섭은 19라운드 대전전에서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팀에 기여했다. 김승섭의 침투 능력이 돋보였다. 김승섭은 올 시즌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는 득점했지만 리그에서는 첫 득점이다. 그는 득점 외에도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윙백도 거뜬히 소화하게 되면서 김승섭은 제주의 새로운 옵션으로 부상했다. 수비수와 공격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막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했던 22세 이하(U-22) 자원 전성진의 복귀도 임박한 상황이다. 전성진은 미드필더는 물론 왼쪽 수비수로도 뛸 수 있는 자원이다. 이주용이 복귀할 때까지 김승섭과 번갈아 가며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성진이 수비수로 배치되면 김승섭은 공격수로 출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제주의 강점은 측면에 있다. 여기엔 윙백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안현범이 빠진 경기에서 제주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승섭은 공격수인 만큼 상대 진영에서 움직임이 상당히 위협적인 자원이다. 더욱이 정운~김오규~임채민으로 이뤄진 스리백 라인이 견고함을 유지하면서 김승섭의 수비 부담도 조금은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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