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몇 번이나 투수와 야수를 오갔다. 심지어 서른 살이 넘어서도 포지션을 바꿨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야구 인생 속에서 사령탑은 희망을 강조했다. SSG 김원형 감독이 타자 하재훈(33)을 향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에 진출한 하재훈은 지난 2019년 KBO리그 드래프트에 앞서 일본 야구도 경험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투수로 그라운드에 섰고 KBO리그 첫 해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로 맹활약했다. 방황 끝에 투수로 성공을 거두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어깨 부상으로 구위가 떨어졌다. 부상 후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았고 다시 타자로 전향하기로 마음 먹었다. 투수로서는 강한 구위, 타자로서는 장타자 잠재력을 지닌 하재훈이다. 타자 첫 해인 작년 타율 0.215 6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타율을 크게 높였다. 표본이 15경기 47타석으로 적지만 지난 21일까지 타율 0.366을 기록 중이다. 출루 후에는 과감히 베이스도 훔치며 SSG 타선에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 후반기 첫 경기인 잠실 LG전에서도 3타수 2안타 2도루로 펄펄 날았다.

SSG 김원형 감독은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하재훈의 타율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고 봤다. 그는 “작년에 다시 타자를 하기 시작했고 비시즌에 호주도 갔다. 호주에 갔다온 후 좋아진 게 눈에 보였다. 올해 캠프에서 타격하는 것을 봐도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타이밍이 정말 좋아졌다. 단순히 볼을 때리는 타이밍이 아니라 투수와 상대하고 투수의 공을 보는 시간적인 여유와 타이밍이 좋아졌다. 그러면서 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대처도 잘 한다. 작년에는 삼진 비율이 높았는데 올해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타이밍을 잡고 결과를 낸다”고 하재훈의 진화 포인트를 설명했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에도 박수를 보냈다. 부상 복귀 후 바로 도루를 시도한 것에 대해 “수비할 때 무리하게 슬라이딩하는 모습이 나오면 걱정은 된다. 하지만 주루플레이에서 슬라이딩은 안 할 수가 없다.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제 재훈이가 도루한 후 득점도 나왔고 재훈이가 정말 잘 해줬다”고 하재훈의 활약을 재차 강조했다.

타순은 현재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계획이다.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돌아오면 하재훈은 7번 정도에 자리한다. 김 감독은 “에레디아가 오면 4번에 들어가고 다른 타자들이 하나씩 내려갈 것이다. 그러면 재훈이는 7번 정도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에레디아는 이날 오후 인천 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내일 팀에 합류하며 훈련 모습을 보고 1군 등록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긴 시간은 아니지만 시차에 적응해야 하고 몸 상태도 봐야 한다. 일단 내일부터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합류 시기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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