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폭우와 폭염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세계대회까지 2주가량을 남겨두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팀은 남은기간 부상자 회복에 신경쓰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최종 훈련을 가진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김진선(17)이 부상 낙마했다. 강력한 속구가 주무기인 김진선은 올해 처음 대표팀에 발탁돼 지난 5월 말 홍콩에서 열린 ‘2023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에서 대표팀이 동메달을 수확하는 데 공헌했다.

그러나 팔꿈치에 문제가 생겼다. 회복까지 최대 두 달 소요된다. 결국 대표팀은 지난 24일 명단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낙마한 김진선은 “팔꿈치가 아픈데 계속 참고 하다가 이렇게 된 거 같다. 다들 아픔은 하나쯤 갖고 있다고 해서 참아본 건데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줄 몰랐다”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선을 대신해 투수 김나연(32)이 대체 발탁됐다. 생애 첫 대표팀에 승선한 김나연은 “발탁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늦게 합류한 만큼 열심히 준비해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2023 아시안컵’ 당시 필리핀전에 구원 등판해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은 투수 이지숙(22)도 부상 재발에 신경쓰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이지숙은 해당 경기에서 역투하다가 복사근이 찢어지며 갈비뼈 연골이 부었다. 회복되는 듯했으나 재차 찢어졌다. 그러나 부상이 빠르게 회복되며 세계대회에 뛸 수 있게 됐다. 이지숙은 대표팀 원투펀치 중 한 명이다. 그의 회복 여부에 따라 대표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지숙은 “많이 좋아져서 현재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대표팀 1번 타자이자 외야수 안수지(34)가 연습경기 도중 발목을 접질렸다. 안수지는 새끼손가락 골절상도 입었다.

힘이 넘치는 ‘빅야구’를 하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스몰야구’로 상대하겠다는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안수지는 전력의 핵이다. 빼어난 선구안과 정교한 컨텍 능력으로 출루해 빠른 발로 상대 내야를 흔들어 놓는다. 외야수로선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몸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종종 선보이며 대표팀에 투혼을 불어넣는다. 안수지는 남은 기간 부상 회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한편,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9~30일 국내에서 마지막 훈련을 갖는다. 장소는 KT위즈의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다. 대표팀 양상문 감독이 KT위즈 나도현 단장에게 특별히 부탁해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게 됐다.

대표팀은 이제까지 화성드림파크의 인조잔디에서 훈련해 왔다. 그러나 다가올 ‘2023 여자야구 월드컵(WBSC)’ 예선은 천연잔디에서 열린다. 이에 양상문 감독은 대표팀 선수단에게 천연잔디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 천연잔디를 쓰는 KT위즈에 구장 사용을 문의했다.

KT위즈 관계자는 “이번 기회로 여자 야구 저변이 확대되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구장을 지원하게 됐다. 실제 프로야구 구장에서 훈련하면 선수들 동기부여나 훈련 실효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 흔쾌히 사용하시라 했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를 발판삼아 여자 야구 국가대표팀이 세계 여자 야구 월드컵 예선에서 당당하게 국위 선양하고 돌아오기를 응원한다”라며 여자야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대표팀은 오는 8월 6일 캐나다 선더베이로 출국해 8일부터 ‘2023 여자야구 월드컵(WBSC)’ 예선 경기를 치른다. 대한민국(세계랭킹 10위)은 캐나다(3위), 미국(4위), 호주(8위), 홍콩(11위), 멕시코(12위)와 같이 예선 A조에 속했다. 대표팀의 목표는 3승2패를 기록해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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