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코프리브니차(크로아티아)=김동영기자] 한국 남자 핸드볼 청소년 대표팀(U-19)이 일본을 누르고 대회 첫 승리를 따냈다. 4패 끝에 마침내 이겼다. 그러나 마냥 웃지 못한 선수가 있다. 라이트백 김동영(19·강원대)이다.

한국은 8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코프리브니차의 요시프 사마자 베포 홀에서 열린 제10회 세계청소년핸드볼선수권대회 프레지던츠컵(Presedent’s cup) 2그룹 두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34-27의 승리를 거뒀다.

앞서 조별리그 바레인-브라질-스페인전 3전 전패에 프레지던츠컵 첫 경기 아이슬란드전도 졌다.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을 만났다. 일본은 전날 바레인을 누르고 1승을 따낸 상태. 흐름이라면 일본 쪽이 위로 보였다.

그러나 한일전은 질 수 없다. 전체 선수단이 각오를 다졌다. 일본의 우세라는 예상이 적잖이 나왔으나 한국 선수들이 실력으로 보여줬다.

경기 초반만 살짝 팽팽했을 뿐이다. 전반 중반을 넘어가면서 점수차를 계속 벌렸다. 전반을 19-10으로 마쳤다. 후반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10점까지 앞섰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일부 주전을 뺐고, 살짝 추격을 허용했다. 그 이상은 없었다.

이번 대회 들어 가장 깔끔한 경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격은 원활했고, 수비는 단단했다. 그러나 이를 밖에서 지켜봐야만 했던 선수도 있다. 김동영이다.

김동영은 이번 한국 대표팀 주전 라이트백이다. 181㎝-91㎏의 좋은 체격을 바탕으로 상대와 힘으로 맞선다. 이번 대회 공격 포인트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5골),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점은 틀림없다.

이날 일본전에서 부상을 입고 말았다. 1-2로 뒤진 전반 5분8초 좌측 9m 거리에서 슛을 성공시켰다. 이때 떨어지면서 일본 수비수와 부딪히며 중심을 잃었다. 팔을 잘못 짚었다. 자기 팔을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내 벤치로 물러났다.

현장에 배치된 의료 요원의 응급조치를 받았다. 김동영은 “뼈가 한 번 빠졌다가 들어간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좀 나은데, 움직이면 아프다”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팔에 보조기를 찼고, 급한 대로 진통 주사를 맞았다. 바로 병원으로 이동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동영은 경기장에 남기를 원했다.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벤치에 앉아서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고, 함께 환호했다.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끝났고, 그제야 김동영은 협회 관계자와 함께 대회 운영본부 차량에 올라 병원으로 향했다. X레이를 찍었고,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인대 손상이 의심된다. 우선 병원에서 붕대로 팔을 고정한 후 돌아왔다. 숙소 복귀 후 대표팀 트레이너가 준 얼음을 받아 팔에 계속 아이싱을 하는 상태다. 트레이너가 숙소에서 다시 붕대를 감았고, 주의사항도 다시 숙지시켰다.

병원에 다녀온 후 표정도 한결 나아진 모습. 팔을 마음대로 쓸 수 없기에 불편한 점도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 대회를 완주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김동영은 “이제 관중석에서 응원하면서 동료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