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숨돌릴 틈이 없다. 가야 할 곳이 있어서다.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골벤저스’와 3연속 대회 단체전 은메달 쾌거를 거둔 ‘여고생 국대즈’가 귀국 직후 다음 목표를 향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아마추어로서 누릴 영광을 맛봤으니 프로무대를 정조준한다.

◇男=‘프로 잡는 아마’에서 ‘진정한 프로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부 단체전 금메달 사냥에 힘을 보탠 조우영(22·우리금융그룹), 장유빈(21·한체대)은 지난 2일 귀국 후 곧바로 프로 데뷔전 준비를 시작했다. ‘프로 잡는 아마’로 명성을 떨쳤는데, 이 별칭이 프로 데뷔무대를 앞당겼다.

조우영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초반(4월)에 열린 골프존 오픈에서 우승했다. 스릭슨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직후 코리안투어까지 평정해 이미 프로 자격을 얻은 상태였다. 올해 스릭슨투어 개막전 우승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장유빈 역시 8월 열린 군산CC오픈에서 우승을 따내 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언제든 프로로 나설 자격을 얻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데뷔를 잠시 미뤘다. 장유빈은 “목표를 잘 수행한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며 특유의 밝은 미소를 보였다.

조우영도 “아마추어 마지막 대회를 (장)유빈이와 함께 해서 좋았다. 상상했던 모습이 현실이 돼 믿기지 않는다”며 감회에 젖었다.

금메달 획득 기쁨을 만끽한 이들은 5일 경기도 여주에 있는 페럼클럽에서 개막하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추석 연휴 직후 열리는 대회인 데다 ‘금메달리스트의 프로 데뷔전’으로 이미 많은 골프 팬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 KPGA 정회원에 입회해 초청선수가 아닌 시드권자로 당당히 데뷔전을 치른다.

◇女=경쟁력 확인한 여고생 다음은 프로다

대회 최종일 깜짝 활약으로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이끈 유현조와 코로나19에 감염돼 최악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른 임지유(이상 18)도 쉴 틈이 없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과도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때문에 이들은 오는 26일부터 시작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회원 선발전을 시작으로 내달 17일 막을 내리는 시드 순위 전까지 강행군을 펼친다. 태극마크 무게를 이겨냈고, 태국과 인도, 중국 등에 포진한 LPGA투어 선수와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으므로 큰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KLPGA투어 직행에 도전한다.

특히 대회 최종일 후반 9개홀에서 버디 6개를 솎아내며 팀을 포디움으로 이끈 유현조는 “LPGA 투어 선수들과 경쟁한 것은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지만, 너무 안주하지 않고 더 앞으로 나가는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며 “KLPGA 투어를 통해 실력을 키워서 미국 무대 진출 꿈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KIA 타이거즈 팬이어서 시구를 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구단 측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시작했다. 아시안게임을 빛낸 태극전사들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로 모시고 싶은데, 유현조 선수도 당연히 모실 것”이라고 답해 소박한 소망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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