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기자] “커닝햄은 기약이 없다. 본인에게 맡겼다.”

외국인 선수 1명 기용의 한계가 드러난 경기였다. 특별히 누가 못했다기 보다는 상대가 약점을 잘 파고 들었다.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더 있었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었는데 그럴 수 없었다. 뜨겁게 타오르던 창원 LG의 상승세가 수원 KT 앞에서 꺾였다.

LG는 지난 28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KT와 2라운드 맞대결에서 88-93으로 패했다. 수비와 리바운드로 상대를 압도해온 LG가 이날은 KT의 허슬과 집중력에 밀렸다. KT 선수들도 LG 선수들처럼 수비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몸을 날리며 리바운드도 잡았다. 문성곤 영입 효과가 드러난 KT였다.

KT의 공격을 저지하는 데에도 애를 먹은 LG다. KT는 시종일관 마레이를 공략했다. 2대2로 마레이를 메인 공격수와 매치업하게 만들면서 꾸준히 득점했다. 패리스 배스와 허훈이 집중적으로 마레이를 무너뜨렸다. KT가 준비한 전략이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경기 후 KT 송영진 감독은 “솔직히 많이 노렸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 중요한 게 마레이를 끌고 와서 스크린을 서는 (이)두원이와 (문)정현이였다. 두원이가 정말 잘 해줬다”고 밝혔다.

그래서 단테 커닝햄의 결장이 아쉬웠다. 커닝햄이 있었다면, 마레이 대신 커닝햄을 투입했을 것이다. 마레이가 집중 공략 당하는 흐름을 끊으면서 다른 팀 컬러로 KT에 맞불을 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KT 스몰라인업에 LG도 스몰라인업으로 맞설 수 있었다.

하지만 커닝햄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약 11일 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와 현대모비스와 맞붙었으나 다시 허리에 이상을 느꼈다. 그러면서 최근 2경기를 다시 결장했다.

문제는 복귀 시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LG 조상현 감독은 “솔직히 단테 커닝햄은 아직 기약이 없다. 본인에게 맡겼다. 심하게 다친 게 아니라 근육통이다. 연락을 주기로 했다. 창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당분간은 마레이 한 명에 의존해야 한다. 마레이는 리그 최고 리바운더이자 골밑슛과 패스가 두루 능한 엘리트 빅맨이다. 하지만 상대 특급 가드나 특급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에는 애를 먹는다. 그만큼 순발력이 뛰어나지는 않다.

조 감독은 “일단 마레이를 믿어야 하고 중간에 (박)정현이를 써야 한다. 사실 오늘도 정현이를 쓰는 것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아예 지는 경기를 했다면 정현이를 쓰려고 했는데 계속 상대를 따라가면서 쓰지 못했다”며 “일단 마레이에게 휴식을 잘 주겠다. KT는 계속 붙어야 하는 팀이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마레이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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