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휴식기를 앞두고 삼성화재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화재는 지난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4연패로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회복했고, 승점 40을 확보해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승리였다.

가장 큰 소득은 신인 세터 이재현의 등장이다. 이재현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다. 왼손잡이에 강력한 서브가 장점이라 이번시즌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코트를 밟았다. 이호건의 부상 후에는 노재욱과 교체돼 잠시 경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이재현은 우리카드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노재욱이 다쳤고, 이호건도 복귀가 어려워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이재현을 선발 카드로 선택했다.

팀을 이끄는 사령관 역할을 하는 주전 세터를 신인이 맡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재현의 고등학교 후배인 우리카드 한태준은 2년 차에 주전으로 도약해 이번시즌 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 선발 경험이 없는 이재현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경기였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이재현은 결과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미숙한 점도 있었으나 어린 선수답게 부지런히 코트를 누비며 공을 올렸다. 과감한 공격과 속공도 섞어가며 우리카드 블로커 라인을 흔들었다. 요스바니를 살리는 토스도 준수했다. 결국 이재현은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 주인공까지 됐다.

김 감독은 5세트까지 이재현을 빼지 않으며 믿음을 줬다. 선배들도 이재현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독려하고 응원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팀이 하나로 뭉쳐 이재현을 지지한 결과가 바로 승리였다.

이날 경기를 통해 김 감독은 이재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호건도 부상에서 회복하고 5라운드에 복귀할 예정이다. 활용 가능한 세터가 더 많아졌다는 점은 봄배구를 노리는 삼성화재에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사다마. 악재도 있었다. 주전 미들블로커 김준우가 이 경기에서 발목을 다쳤다. 왼 발목 인대 중 하나는 완전히 파열됐고, 하나는 부분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회복까지는 8주가 예상된다. 사실상 정규라운드 소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만약 삼성화재가 봄배구에 간다면 출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체력, 경기 감각을 고려하면 시즌아웃 자원으로 봐도 무방하다.

지난시즌 신인상 주인공 김준우는 현재 블로킹 2위에 올라 있는 삼성화재의 핵심 자원이다. 속공도 좋고 서브도 예리해 김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엄청난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김 감독이 승리 후 마냥 웃지 못한 것도 김준우의 부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삼성화재는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전진선을 데려왔다. 전진선도 즉시 전력감이라 후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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