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강예진 기자] 축구대표팀 풀백 이기제(수원 삼성)가 조별리그 최종전에 나서지 못한다.

이기제는 23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말레이시아와 최종전 대비 팀 훈련에 불참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호텔에서 휴식과 재활에 몰두 중이다”라고 전하면서 “25일 말레이시아 경기에는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기제는 지난 20일 요르단과 2차전 경기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태환과 교체되면서 벤치로 물러났다. 경기 후 그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서 만난 취재진에게 “전반 15분 만에 햄스트링에서 소리가 났다”고 이야기했다.

MRI 검사 결과 햄스트링 근육 부상이다.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재활과 치료에 몰두해야 한다.

이기제는 이번대회 ‘경기력 논란’을 일군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체제에서는 ‘확고한 주전’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를 향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기제는 요르단전 다음날인 21일 ‘회복 훈련’에 나선 팀에 함께하지 못했다. 종아리에 불편함을 호소한 김태환(전북 현대)과 함께 숙소에 머물렀다. 김태환은 다행히 휴식 후 23일 훈련장에 복귀했지만 이기제는 복귀하지 못했다. 그가 최종전에 나서지 못할 경우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지는 두 개로 나뉜다.

하나는 오른쪽 풀백 설영우(울산HD)를 왼쪽으로 돌리고, 그 자리에 김태환을 투입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1, 2차전 때 선보인 ‘설영우 시프트’다. 또 하나는 스리백 전술이다. 지난해 2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줄곧 ‘포백’을 바탕으로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정승현(울산HD)이 자리 잡은 좌우 측면에는 이기제와 설영우가 섰다. 스리백으로 변칙 전술을 구사할 경우 부상 이탈한 풀백 자원들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부임 후 포백을 기반으로 한 전술로 매 경기 나섰기 때문에, 갑작스런 포메이션 변화를 실적 무대에서 적용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는 따를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옵션을 두고 논의 중이다. 경고 누적과 부상 등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설영우가 왼쪽에서, 김태환이 오른쪽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스리백도 하나의 옵션이다.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상뿐 아니라 경고 누적도 신경써야 한다. 김민재를 비롯해 손흥민, 이기제, 박용우(알아인),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황인범(즈베즈다)까지 7명의 선수가 경고 한 장을 안고 있다. 경고 두 장이 누적되면 다음 경기에 뛸 수 없다. 경고는 8강까지 누적된다. 토너먼트에서의 경고 누적 결장은 막대한 손해다. 이순민(대전 하나시티즌)과 박진섭(전북 현대) 등 백업 선수들의 활용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박진섭은 “잘 준비하고 있으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최종전을 이틀 앞둔 훈련에는 이기제를 제외한 25명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땀을 흘렸다. 십자인대 파열로 조기 귀국한 골키퍼 김승규(알샤밥) 대신 ‘훈련 파트로’로 합류한 김준홍(김천 상무) 역시 첫 훈련에 참가하면서 팀에 녹아들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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