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정확히 기억은 잘 안나는데…KIA 등번호 31번이었다.”

2020년 KBO리그 정규시즌 MVP 멜 로하스 주니어(34)가 KT로 돌아왔다. 4년 만이다. 로하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KT에서 뛰며 4시즌 통산 타율 0.321 132홈런 409타점 350득점을 적었다. 특히 2020시즌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97로 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KT 중심 타선에 동력이 하나 더 생겼다. 사령탑은 박병호를 4번 타순에 넣고 앞뒤로 로하스와 강백호를 배치해 로하스-박병호-강백호로 이어지는 타선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네 시즌을 뛴 경험이 있다. 적응도 문제 없다. 타격 페이스만 끌어올리면 된다. 로하스는 “아는 선수가 많고 예전에 다른 팀에 있었지만 안면이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캠프를 편하게 치르고 있다”며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중”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시즌 KT는 LG, KIA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다. 전력 누수도 없는데다 로하스까지 합류하면서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로하스가 함께 했던 2020시즌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시작으로 2021시즌 통합우승, 2022시즌 4위,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며 4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았다. 로하스가 느끼는 4년 전과 후의 KT는 어떨까.

그는 “지금 우리 팀은 엄청 강팀이 됐다”고 운을 떼며 “내가 마지막에 있었던 해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예를 들면 배정대, 소형준 등 당시 젊은 동료들이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영표는 딱히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완성형 투수에 가깝다. 여러 경험을 거치면서 팀이 더 단단해지고 강팀으로서 면모를 더 갖췄다”고 힘줘 말했다.

그런데도 경계할 만한 투수가 있을까. 그의 답변은 예상을 빗나갔다. KIA 에이스 양현종도 아니었다. 20승을 찍었던 라울 알칸타라(두산)도, 19승을 적었던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도 아니다. KIA 등번호 31번을 떠올렸다.

로하스는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KIA 등번호 31번 투수였다”고 밝혔다.

당시 KIA 31번 투수는 사이드암 투수 박준표다. 박준표는 2020시즌 50경기에 등판해 7승1패 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7을 적으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로하스는 2020시즌 박준표를 만나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했다.

그는 “박준표의 투구 메커니즘이 특이해 타석에서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투수였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개인적인 성적은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우승이다.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며 “2020년 로하스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게 또 다른 목표”라고 강조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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