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원성윤 기자] 추신수(42·SSG)는 올해 ‘라스트댄스’를 준비했다. 야구선수로서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여정이다.

겨우내 부단히 몸관리를 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것도 개막전에서였다. 2루 견제를 한 롯데 윌커슨 공에 오른쪽 중지를 맞았다. 중지는 부어올랐고, 약지에는 실금이 갔다.

추신수는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속상하다. 그런데 이미 일어났는데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그는 “메이저리그(ML) 갈 때도 힘들었지만 항상 1년에 한두 번 고비는 있다. 그래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슬로우 스타터’인 그는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추신수는 “천천히 시작하라고 이런 거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참 마지막까지 사람을 힘들게 한다. 다 줄 것처럼 하면서 안 준다. 그래서 더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전 한화 류현진과 대화했다. 추신수는 “솔직히 (류)현진이가 ML에서 1, 2년 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충분히 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 자기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와서 행복해하는 모습 보니까 좋다”며 “KBO리그 유니폼 입고 있으니까 좀 이상하긴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같은 길을 걸었다. 추신수 역시 “(KBO리그를 선택할 때) 정말 이상하게 ML 오퍼도 있었는데 낙엽이 바람에 날리듯 왔다”며 “코로나 시기, SK에서 SSG로 바뀌는 것들이 퍼즐처럼 맞아떨어져 오게됐다”며 웃었다.

그는 “(류)현진이가 나한테 체인지업 던진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며 “좌투수가 좌타자한테 체인지업을 던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울분아닌 울분을 토했다. 그만큼 강력했기에 손도 못 쓰고 당했다. 벌써 9년 전 일이다. 그러면서 “진짜 나쁜 놈이야”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SSG는 추신수와 원정경기에 동행하면서 복귀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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