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이쯤 되면 무섭다. 자꾸 이긴다. ‘차·포’가 빠져도 6연승이다.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 강하다. 그런데 더 강해진다. 돌아올 선수들이 있다. SSG 이야기다. 이숭용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졸지에 '웃참(웃음참기)' 테스트다.

SSG는 4일 문학 두산전에서 연장 10회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통해 3-2로 승리했다. 6연승 질주다. 시즌 8승 3패, 승률 0.727을 찍고 있다. 1위 한화에 0.5경기 뒤진 3위다.

이 승리가 놀라운 점은, ‘전력 공백’을 안고도 이겼다는 점이다. 선발 김광현이 2.2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갔다. 허리 이상으로 자진 강판. 트레이너에게 치료받으며 상태는 바로 호전됐다. 창원 원정에도 동행했다.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최정도 없었다.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3일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4일은 대타로 한 타석 소화했다. 에레디아도 오른쪽 오금에 탈이 나면서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나아가 추신수도 손가락 골절로 없다.

그래도 이긴다. 테이블 세터 최지훈-박성한이 잇달아 출루하고, 한유섬이 중심에서 홈런을 날린다. 하위에서는 이지영이 맹타를 휘두른다. 하위타선의 ‘4번 타자’다. 김성현과 안상현의 활약도 알토란 이상이다. 고명준도 1군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숭용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준다. 유능한 감독이 뭐 있겠나. 선수들이 잘하니까 되는 것 아닌가. 최정이 빠지고, 에레디아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 추신수도 없다. 다른 선수들이 그 이상 해주니까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친구들도, 베테랑들도 잘해주고 있다. 추신수는 이르면 다음 주 올 수 있다. 최정도 5일 지명타자로 나갈 예정이다. 에레디아가 5일부터 수비가 될 것 같다. 완전체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마운드도 좋다. 문승원이 4세이브로 리그 세이브 공동 1위다. 노경은-고효준 듀오가 건재한 가운데 조병현이라는 새로운 필승조가 등장했다. 6경기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 1.23이다. 4일 두산전에서는 5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위력을 떨쳤다.

덩달아 이로운도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좋다. 최민준, 한두솔 등도 좋은 활약이 나온다. ‘마지막 퍼즐’ 서진용도 복귀를 위한 잰걸음을 딛고 있다.

이 감독은 “서진용은 마무리다. 오자마자 세이브 투수로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서 오라고 했다. 그러면 문승원이 다시 중간에 나갈 수 있다. 조병현이 잘해주면서 불펜 전체가 올라왔다. 이로운을 비롯해 투수진에 자극이 되는 것 같다. 노경은-고효준도 여전히 잘한다. 우리 불펜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며 미소를 보였다.

선발은 살짝 아쉬움이 있다. 원투펀치 김광현-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부상이다. 심각하지 않지만, 신경은 쓰인다. 로버트 더거는 아직 승리가 없다. 오원석도 더 좋아져야 한다. 5선발은 여전히 ‘미궁’이다.

그래도 팀 OPS 2위(0.807), 홈런 1위(17개), 팀 평균자책점 3위(3.62)다. 밸런스가 좋다. 어차피 빠진 자원은 차례로 돌아온다. 지금도 강한데 더 강해진다는 의미다.

시즌 전 예상에서 SSG를 최상위권으로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하위권이라는 예상이 꽤 많았다. 이 감독은 “오히려 좋지 않나? 예상은 깨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웃으며 말했지만,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김광현은 ‘발끈’하기도 했다.

SSG가 시즌 전 예상을 뒤집고 있다. ‘팀’으로 강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누가 빠져도 이기는 팀. 그게 강팀이다. 지금 SSG가 그렇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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