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우리는 안 한다고 했다.”

트레이드 영입은 없다. 현재 스코어는 그렇다.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빅딜’을 만들었으나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갈 전망이다. LG 차명석 단장이 트레이드를 통한 중간 투수 영입은 없다고 전했다.

역대급 순위 경쟁과 더불어 역대급 투수난이다. 상위권은 우승, 중하위권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꾼다. 반환점을 지난 시점에서 KIA 삼성 LG 두산은 1위를 바라본다. 5위 SSG와 6위 NC는 물론 한화 롯데 KT 키움까지도 포스트시즌 막차 가능성은 살아있다.

그만큼 경쟁의 밀도가 높다. 동시에 KBO리그의 고질적 문제인 투수난이 더 두드러진다. 선발이나 불펜에서 핵심 선수가 고전하거나 부상으로 이탈하면 곧바로 팀 전체가 흔들린다. 디펜딩 챔피언 LG도 그렇다. 지난해까지 마운드 뎁스, 특히 불펜 뎁스에서는 남부러울 게 없었는데 올해는 아니다. 유영찬과 김진성 두 명으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트레이드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프런트의 시야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 향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 24일 트레이드로 중간 투수를 영입하는 것과 관련해 “다른 팀들은 카드를 맞춰보는 것 같다. 우리는 안 한다고 했다. 불펜 영입 트레이드는 없다”고 밝혔다.

의외라면 의외다. LG는 차 단장이 부임한 2019년부터 꾸준히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인 3월30일 롯데와 트레이드를 통해 신예 사이드암 우강훈을 영입했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31일을 앞두고 빅딜을 이룬 적도 많다. 2023년에는 최원태, 2021년에는 서건창, 2019년에는 송은범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올시즌 LG 평균자책점은 4.65로 5위(24일 기준). 선발이 4.71로 5위. 중간은 4.63으로 2위다. 중간 평균자책점 1위 두산의 4.16과는 차이가 있고 3위 KIA(4.64), 4위 삼성(4.70), 5위 SSG(4.72)와는 붙어있다. 작년보다 얇은 불펜 뎁스로 잘 버티고 있으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 불펜으로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트레이드 의사를 보이지 않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첫 번째는 내부 자원이다. 지난주 정우영과 백승현이 희망 투를 펼쳤다. 김유영도 이적 2년차를 맞아 자리를 가리지 않고 임무를 소화한다. 7월 중순 박명근이 돌아오는 것을 고려하면 5명 이상 필승조도 가능하다. 김진성의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으나 그래도 필승조 5명이면 후반기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반대급부와 시장 상황이다. 얻고자 하는 선수의 가치가 높을수록 가격도 높다. 이른바 특급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최원태 트레이드 영입과 마찬가지로 1라운드 지명권 희생은 필수가 될 수 있다.

그런데 LG 1라운드 지명권은 가장 후순위인 전체 10순위다. 한 선수를 두고 복수의 구단과 같은 라운드 지명권을 내밀면 LG 지명권의 가치가 가장 떨어진다. 트레이드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LG는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만큼 주전 선수를 보낼 수도 없는 일이다.

물론 상황은 변할 수 있다. 2019년 송은범 트레이드 영입이 그랬다. 당시 신인이면서도 필승조로 맹활약했던 정우영이 과부하 기색을 보이자 송은범을 영입해 불펜 뎁스를 업그레이드했다.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부상 혹은 갑작스러운 부진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일단은 돌아올 선수들이 있다. 박명근 외에 오지환 문성주 최원태가 7월 내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LG다. 승부처를 8월로 보고 완성된 전력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려 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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