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시작은 2011년이었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31일. 키움(당시 넥센)은 미래를 바라보고 현재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른바 ‘리빌딩’ 팀이 셀러, ‘윈나우’ 팀이 바이어 입장으로 서로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거래가 완성됐다.

당시 키움은 암흑기 탈출에 몸부림치는 LG와 손을 잡았다. 마운드가 불안한 LG에 필승조 송신영과 신예 선발 김성현을 건넸다. 그리고 LG로부터 미완의 거포였던 박병호와 연패 징크스에 시달렸던 심수창을 받았다. 더불어 현금도 두둑하게 챙겼다. ‘키움발’ 7월 빅딜의 시작점이었다.

다음은 6년이 지난 2017년. 키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현재를 내주는 트레이드는 자연스럽게 지양하는 흐름. 그러나 2017년 후반기 성적 24승 33패 1무에 그쳤고 이에 앞서 과감히 미래를 응시했다. 7월7일에는 거포 내야수 윤석민을 KT에 보냈고 31일에는 마무리 김세현을 KIA에 보냈다. 통합 우승을 노리지만 불펜이 불안했던 KIA와 카드를 맞췄고 KIA로부터 왼손 유망주 이승호를 받았다.

키움의 선택은 다시 적중했다. 이승호는 2018년 후반기부터 마운드에 힘이 됐다. 더불어 미국에서 돌아온 박병호를 앞세워 다시 가을 야구팀이 됐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2019년과 2022년에는 한국시리즈 무대도 올랐다.

그러면서 미래도 바라봤다. 2021년 7월27일. 팀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으나 하향 곡선을 그렸고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둔 2루수 서건창을 트레이드했다. 파트너는 다시 LG. 2루가 고질병이었던 LG에 서건창을 보내고 선발 정찬헌을 얻었다. 리빌딩 팀과 윈나우 팀의 거래가 아닌, 윈나우 팀끼리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한 트레이드였다.

그다음 7월 트레이드는 규모가 더 컸다. 지난해 7월29일. 선발 최원태를 LG에 보내고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와 3라운드, 그리고 외야수 이주형을 받았다. 지명권 트레이드 문이 열린 2020년 겨울 이후 처음으로 1라운드 지명권이 거래됐다. 이정후의 부상 이탈과 함께 키움은 빠르게 리빌딩 체제로 전환했고, 최원태를 통해 미래 전력을 수급했다.

그리고 올해 다시 한 번 키움의 7월 빅딜 가능성이 꿈틀거린다. 7년 전처럼 마무리 투수를 매물로 올리고 작년처럼 미래 자원을 잔뜩 받을 수 있다. 키움이 바라보는 대권 도전 시기는 안우진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로테이션을 도는 2026년. 2025년 후 FA가 되는 조상우로 작년처럼 미래 자원을 챙길 수 있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이미 시장가도 어느 정도 형성됐다. 1라운드 상위 순번 지명권은 필수.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붙는다.

물론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2026년을 바라보고 있기에 마냥 급할 필요가 없다. 다가오는 겨울 혹은 내년 7월에도 트레이드 문은 열려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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