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두 주인공 송강호(57)와 변요한(36)에게는 ‘역사 마니아’란 공통점이 있다. 송강호는 “학창시절 공부를 잘 못했는데 국사와 세계사만큼은 100점을 받곤 했다”고 씨익 웃었다. 변요한은 “우연찮게 사극에 자주 출연하게 되면서 역사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역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신연식 감독이 시나리오를 집필한 영화 ‘동주’(2016)에 관심을 보인 것을 계기로 ‘삼식이 삼촌’ 출연에 이르렀다.

◇송강호 “첫 드라마 ‘삼식이 삼촌’, 박두칠의 김산같은 로망이었다”

송강호가 연기한 박두칠은 전쟁 통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밥 세 끼는 꼭 먹인다’는 신념을 지닌 인물이다. 본명보다 ‘삼식이 삼촌’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이런 박두칠을 상징하는 음식이 ‘피자’와 ‘단팥빵’이다. 박두칠은 단팥빵이 먹고 싶어 첫 살인을 저질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은다. 권력에 가까워진 뒤에는 “피자 먹어봤어요?”라는 말로 사람을 현혹한다.

“생각해보면 저도 어린 시절 단팥빵을 먹어본 기억이 없어요. 시골(경남 김해)에서 자라 간식으로 고구마나 과일을 먹곤 했죠. 하하, 이번에 촬영하며 맛있는 단팥빵을 원없이 먹었네요.”

‘삼식이 삼촌’은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순간을 다뤘다. 송강호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역사물로 시청자들에게 소구력을 가질 것인가’라는 지적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다사다난하고 역동적인 시대상이 현 시대를 반추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고 설명했다.

첫 드라마, 그것도 글로벌 OTT를 통해 방송됐지만 영화 스태프들과 함께 한 만큼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다만 송강호는 “드라마는 영화보다 한층 서사가 풍성하다”며 “무려 2달 내내 내 얼굴이 TV에 나오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삼식이 삼촌’으로 첫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선 송강호는 향후 도전을 이어나가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삼식이가 꿈꾸는 세상에서 김산(변요한 분)이라는 새로운 로망을 만났듯, 저도 도전을 꿈꿨을 때 ‘삼식이 삼촌’을 만났죠. 제게는 ‘삼식이 삼촌’이라는 드라마가 김산인 셈입니다. 앞으로도 배우로서 도전하고 새로운 작품에 대한 시선을 갖고 싶습니다.”

◇변요한 “대한민국 배우들만 출연 가능한 한국 근현대사 드라마, 영광이었다”

배우 변요한은 유독 사극에서 돋보였다.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2015), tvN ‘미스터 션샤인’(2018), 영화 ‘자산어보’(2021)와 ‘한산:용의 출현’(2022)까지, 인기 사극에는 변요한의 이름 석자가 있었다.

이번에는 시대극이다. 변요한이 연기한 ‘삼식이 삼촌’의 김산은 장학생으로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귀국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꿈꾸는 인물이다.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국가재건사업’을 세우지만 권력다툼에만 관심있는 관료들의 벽에 부딪힌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접근한 정치 브로커 박두칠과 손잡고 차근차근 권력의 핵심에 다가간다.

“당시는 믿음과 의심의 연속이었던 시대 같아요. 작은 선택들이 모여 역사와 시대를 만들 듯 드라마도 사람들의 선택들이 모여 결과를 만드는 과정의 연속이기도 하죠.”

다만 질곡의 현대사를 다루다보니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예상보다 저조하다. 하지만 변요한은 격변하는 시기를 다룬 작품에 출연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대한민국 배우들밖에 출연할 수 없잖아요. 그런 작품에 출연해 기록을 남겼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역사를 연기한 사람으로서 한층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요,”

함께 호흡을 맞춘 ‘삼식이 삼촌’ 역의 송강호에 대해서는 무한한 존경을 표했다. 그는 “30년 넘게 한우물을 판 비결을 알았다”며 눈을 반짝였다.

“누구보다 연기와 현장을 사랑하시는 분이죠. 현장에서는 많은 배우들을 지켜봐 주세요. 마치 ‘삼식이 삼촌’처럼요. 연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묵묵하게 기다려주기도 하죠. 이 모든 것들이 ‘삼식이 삼촌’ 현장의 낭만이자 특권이었죠.”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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