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공장을 풀로 가동하고 있는데 방법이 없다.”

관중석만 가득 찬 게 아니다. 야구장에 자리한 구단 매장에도 사람이 가득하다. 새로운 유니폼이 나오거나 유니폼 재고가 확보되는 날이 특히 그렇다. 매장 오픈 시간에 맞춰 긴 줄이 형성된다. 최초 1000만 관중 시대와 맞물려 유니폼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KBO리그다.

온라인 리셀 판매 사이트만 들어가도 이를 알 수 있다. 올시즌 가장 뜨거운 KIA 유니폼의 리셀가가 20만원이 넘는다. 어센틱 유니폼의 정가가 12만3000원인데 사이즈에 따라 재판매 가격이 두 배를 넘기도 한다. 메이저리그(ML) 유니폼 가격이 160달러(약 22만원)인데 KIA 유니폼은 이보다 비싼 가격에 팔린다. 특별하게 한정 판매하는 유니폼이 아닌 홈 혹은 어웨이 유니폼의 가격대가 그렇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 불티나게 팔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KIA 구단 관계자는 “공장을 풀로 가동하고 있는데 방법이 없다. 홈과 원정 유니폼 모두 나오면 일주일 내로 다 팔린다”며 “이미 유니폼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00%가 넘었다.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당연히 김도영”이라고 말했다.

KIA만 그런 게 아니다. 큰 화제가 된 두산 망곰 유니폼도 이미 지난해 두산 홈 유니폼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5월부터 세 차례 온라인에서 판매한 이 유니폼은 6월 잠실구장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에서도 대란을 일으켰다. 6월8일과 9일 잠실구장 팝업 스토어에서 망곰 유니폼을 사기 위해 긴 줄이 형성됐다. 팝업 스토어 첫날에 맞춰 전날 밤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선 팬도 있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망곰 유니폼 판매량만 약 2만개다. 이는 지난해 일 년 동안 팔린 홈 유니폼 약 1만6000개를 넘는 수치”라며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김택연이다. 망곰 유니폼 중 김택연이 마킹된 유니폼이 가장 많다”고 밝혔다.

새로 떠오른 스타로 인해 수많은 매출이 발생한다. 김도영과 김택연을 보러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자연스럽게 유니폼도 산다. 한두 벌 구매에 그치는 경우는 잘 없다. 유니폼이 수집의 일환이 되면서 구단 매출도 껑충 뛴다. 5, 6년 전에는 “열심히 유니폼 팔아봤는데 한계가 뚜렷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던 구단 관계자가 “이제는 하루 종일 생산해도 없어서 못 판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소위 말하는 빅마켓 구단이 다 그렇다. 마케팅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한화도 지난해 대비 유니폼 판매량이 200% 늘었다. 류현진 복귀로 유니폼 수요가 껑충 뛰었다. 이른바 슈퍼스타를 가늠하는 한 해 만장 규모를 일찍이 넘은 류현진이다.

슈퍼스타 흥행 지표가 유니폼 판매량으로 고스란히 반영된다. 새로운 스타 등장은 곧 매출 폭발을 의미한다. 1000만 관중 페이스만큼이나 강하게 다가오는 유니폼 대란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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