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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이 4일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경기장에서 열린 조지아전 최종 훈련에서 손짓을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벤투 감독은 오디션을 할까, 안할까.

5일 오후 10시30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조지아와 평가전은 10일 벌어지는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첫 경기를 위한 모의고사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본고사’를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전 엔트리 23명보다 두 명 더 많은 25명을 선발해 터키로 데리고 갔다. 최대한 많은 인원을 뽑아 컨디션 좋은 선수를 확인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지아전이 A매치로 인정받기 위해선 선발 멤버 11명, 교체 선수 6명만 그라운드에 들어설 수 있다. 벤투 감독 자체가 친선 경기조차도 주전 위주로 운영한다는 점은 과연 조지아전에서 ‘오디션’이 이뤄질까에 대한 의문점을 낳게 한다.

◇ 울산 3총사의 벤투호 데뷔? 만만하지 않다

벤투호 가능성을 타진할 선수들은 김신욱, 이강인 외에도 수두룩하다. 전북과 선두를 다투는 K리그 울산의 필드플레이어 3총사가 대표적이다. 김보경과 김태환은 지난 6월 A매치 2연전 때도 대표팀 코칭스태프 부름을 받아 땀 흘렸으나 벤투 감독은 이들을 결국 투입하지 않았다. 이번엔 울산의 영건 이동경까지 발탁했다. 그러나 3명 모두 조지아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김보경과 같은 포지션에 이재성, 권창훈, 황희찬 등 유럽파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오른쪽 수비수가 주포지션인 김태환은 같은 위치에 터줏대감 이용이 있어 시간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이동경은 즉시전력감이라기 보다는 연습생이라는 평가가 많다. 조지아전에서 A매치 데뷔를 이루기 위해선 기적이 필요하다. 중국 광저우 헝다에서 세계적인 수비수 출신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는 박지수도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과 호주에서 치른 친선경기 이후 대표팀에서 훈련만 하고 있다. 골키퍼 구성윤도 김진현의 대표팀 은퇴 뒤 벤투 감독 호출을 계속 받고 있으나 아직 A매치 데뷔가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오디션 무대에 올라 ‘나는 국가대표다’를 증명할 수 있을지 알쏭달쏭하다.

◇4-1-3-2 공격적 포메이션, 유럽에서도 통할까

벤투호 전술도 오디션을 본다. 벤투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 탈락 뒤 손흥민을 전방에 세운 4-4-2, 엄밀히 말하면 4-1-3-2 포메이션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평가전에선 볼리비아와 콜롬비아, 호주, 이란 등을 상대로 3승1무를 거두면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벤투 감독 부임 뒤 페널티킥을 두 차례나 실패하는 등 골과 인연이 없었던 손흥민이 3월 콜롬비아전에서 황의조의 어시스트를 받아 득점하는 등 투톱의 호흡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유럽팀 조지아와 유럽 대륙의 끝 터키에서 하는 평가전은 또 다르다. 조지아는 지난 6월 유럽선수권 예선에서 덴마크에 1-5로 대패했으나 아일랜드, 스위스 등 유럽의 중상위권 팀들에 1~2골차로 지는 등 버티는 힘은 꽤 있는 편이다. 벤투호 4-1-3-2 포메이션은 수비 위험을 드러날 수밖에 없는 포지션이어서 조지아가 어떤 역습으로 이를 무너트릴지, 또 한국은 여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흥미롭다. 조지아전 내용과 결과에 따라 벤투 감독의 투르크메니스탄전 전술 구상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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