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연기에 있어 남녀노소가 인정하는 배우 이병헌, 그가 말하는 연기의 고민은 어떤 것일까.

‘국내에서 연기를 가장 잘 하는 배우’를 꼽을 때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지만, 가장 많은 답변 중 하나로 이병헌의 이름을 들 수 있다. 영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의 강렬한 모습부터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의 평범한 인물까지 모든 장르를 자신의 연기력으로 소화해내는 이병헌이다. 22일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우민호 감독)에서도 이병헌의 진가는 여전하다. 차가운 듯 절제된 모습이지만, 40일 간 내면의 변화를 겪는 인물을 연기하고, 영화를 이끌었다.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연기적으로 가장 집중했던 부분에 대해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유독 말이 적고, 상대방의 액션 혹은 대화에 대해 자제하는 캐릭터이다보니 클로즈업이 많았다. 클로즈업 연기는 자칫 거북한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배우가 뭔가를 하려 하면 뒤로 물러나게 되는 그런 상황도 간혹 있는데 극단적 클로즈업은 우리가 상황을 직접 앞에 대할 때보다 훨씬 감정 전달이 잘 된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 감정을 고스란히 다 전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스크린으로 봤을 때 관객 분들께 감정 상태가 전해질까 불안하기는 하다. 배우는 들켜야 하는 사람이다. 들키지 않으면 내가 무슨 연기를 했는지 어떻게 아나. 관객에게 무슨 연기를 했는지 들켜야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감정이 타고 간다. 작은 모니터로 내 감정을 보고 전달이 될까 했다. 마법처럼 큰 스크린에서 극단적인 클로즈업이 나왔을 때 고스란히 관객들이 가져가는 것이 목표 지점이다. 가깝게 카메라를 두는 것이 두렵지만 큰 스크린 앞에서 마법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연기 지론을 말했다.

이병헌
배우 이병헌. 사진 | 쇼박스 제공

“배우는 들키는 직업”이라 말한 것에 대해 그는 “주관적으로 뭔가를 연기해버리면 관객과의 소통이 안 된다.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감정 이입이 돼서 보려면 계속 조금씩 그 감정들을 들켜줘야 따라간다. 그런데 전달되지 않으면 소통이 안된다. 그런 측면에서 배우가 들켜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저도 작품을 하면 몇 개월 동안 그 캐릭터를 해왔기에 객관성을 잃어버린다. 마음가짐이나 느낌이 달랐을지 몰라도, 비슷한 각오로 작품에 들어가는 것 같다. 캐릭터의 형상을 제대로 잡아서 ‘아! 이거구나’ 이렇게 작품 들어가기 전에 아는 경우는 제일 ‘럭키’한 경우다. 촬영을 하며 인물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최악의 경우는 끝날 때까지 흉내만 내는 경우가 있다. 그게 힘든 것 같다”고 연기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최근 이병헌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을지도 궁금했다. 그의 답변은 역시 작품과 연기였다. 이병헌은 “매번 똑같은 것 같다. 만약에 잡아 놓은 작품이 없다면 다음 작품은 ‘어떤 것이 돌아올까?’, ‘뭘 하게 될까?’ 고민이 되겠지만 작품이 잡혀있는 경우에는 그 캐릭터를 잡지 못했을 때 그것이 무의식적인 고민으로 안에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연기 대가’인 이병헌이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해 고뇌하고 생각한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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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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