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트로트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트로트 예능의 시청률도 역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이어지는 만큼 그 뒤에 그림자도 길어지고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제작한 TV조선이 비슷한 포맷을 선보인 MBN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TV조선은 지난해 MBN ‘보이스트롯’과 ‘트롯파이터’가 각각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시리즈,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포맷 도용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두차례 보냈다. 또 향후 해당 프로그램 재방송 금지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할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쳤고 실재로 지난 18일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MBN 역시 TV조선의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과 다른 포맷으로 제작되어 표절 논란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표절 의혹에 대해 재차 부인했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음을 알렸다. 국내 방송사 간 예능 포맷 표절 소송은 유례가 없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인기와 성공으로 트로트 예능이 봇물 터지듯이 제작되고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인기와 성공으로 MBN은 물론 사실상 지상파 3사 모두 트로트 예능 혹은 오디션을 진행했고 어떤 채널을 돌려도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이 나온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중장년층에게 적폭적인 지지 받으며 시청률 보증수표와 같은 효자 역할을 하는 트로트 예능은 매력적이다. 다만 차별화된 기획이나 포맷 없이 출연진까지 겹친 유사한 프로그램이 계속 제작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마치 과거 쿡방과 먹방이 방송계에 범람했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결국 차별화된 포맷이나 출연진을 보여주지 못한 쿡방과 먹방의 열기가 금방 사그러들었다.

무엇보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미스터 트롯’ 이후 과연 새로운 얼굴을 발굴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시청률도 분명 중요한 요소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목적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인데 지금의 프로그램은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몇몇 프로그램은 우승자를 비롯해 방송을 통해 조명 받은 가수들에 대한 사후 지원이나 관리 부문에서도 아쉬움을 남기도 있다. 방송사들이 높은 시청률이라는 미명으로 참가자들의 노력과 땀을 이용한다는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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