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터제어
지난달 31일 독일에서 카타르 도하로 이동해 울산 현대에 합류한 루카스 힌터제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웃고 있다. 제공 |울산 현대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청용과 같은 팀에서 다시 만나 기뻐. 그는 훌륭한 어드바이저.”

올겨울 K리그1 ‘화제의 외인 공격수’인 루카스 힌터제어(30·울산 현대)는 커리어 첫 아시아 무대 데뷔를 앞두고 자신을 인도해준 이청용을 언급하며 ‘제2 전성기’를 그렸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키 192㎝ 장신인 힌터제어는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다. 지난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소속이던 잉골슈타트에서 9골을 집어넣으며 1부 승격을 이끌었다. 2017~2018시즌 2부 보훔으로 옮겼고 14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적을 옮긴 이청용과 보훔에서 의기투합했다. 당시 이청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뛰며 팀 공격 구심점 역할을 했고, 힌터제어는 커리어 한 시즌 최다인 18골(31경기)을 해냈다. 이청용의 아기자기한 패스와 경기 운영, 공격의 방점을 찍는 힌터제어의 한 방이 조화를 이뤘다. 2019~2020시즌 함부르크로 이적해 올 시즌 초반까지 뛴 힌터제어는 지난해 11월 이후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졌다. 유럽 잔류를 고심하다가 아시아 무대를 노크했고, 한국과 연이 닿았다.

특히 일류첸코(전북 현대)처럼 독일 무대를 경험한 외인의 강세를 눈여겨본 K리그1 구단이 힌터제어에게 관심을 뒀다. 먼저 구애한 건 지난해 득점왕 주니오를 중국으로 보낸 울산. 그 중심엔 이청용이 있었다. 이청용은 팀이 새 외인 공격수를 찾자 보훔에서 한솥밥을 먹은 힌터제어를 추천했다. 홍명보 감독도 구단에 “이정도 선수를 실제 영입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영입 막바지 타 구단도 힌터제어에게 관심을 뒀지만 결국 울산이 품는 데 성공했다. 독일에서 개인 훈련을 해온 힌터제어는 지난달 31일 카타르 도하로 이동해 클럽월드컵에 출전하는 울산에 합류했다. 앞서 동계전지훈련엔 함께하지 못했으나 홍 감독은 ‘즉시전력감’ 힌터제어의 몸 상태를 고려해 4일 티그레스(멕시코) 6강전 투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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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에 합류한 힌터제어가 벤치에 앉아 활짝 웃고 있다. 제공 | 울산 현대

스포츠서울은 힌터제어가 독일에 있을 때 서면으로 단독인터뷰했다. 그는 축구 선수로 전성기 나이에 낯선 아시아행을 결정한 것에 “독일에서 7년간 활동하며 언젠간 낯선 리그에서 도전하고 싶었다. 특히 내 퍼포먼스가 하락할 때가 아니라 전성기에 있을 때 도전하기를 바랐다”며 “그 타이밍을 고민했는데 울산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큰 관심사인 ‘이청용과 재회’에 대해서는 “같은 팀에서 다시 만나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며 “우리는 보훔에서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 경기 중 잦은 소통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조화를 이뤘다. 그리고 결과도 냈다”고 떠올렸다. 한국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도 역시 이청용이다. 힌터제어는 “(이청용은)매우 훌륭한 어드바이저다. 처음 한국행 가능성이 나왔을 때부터 이청용과 연락했다. (K리그 스타일과 분위기 등) 축구 뿐 아니라 한국에서 생활 등 전반적으로 대화했다”고 밝혔다. 또 “(울산 수비수) 불투이스와 그의 아내(조엘 불투이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불투이스의 아내는 한국 생활에 대해 여러 장점을 얘기해줬고 울산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해줬다”고 말해 이미 한국에 대한 ‘선행학습’ 중이었다고 귀띔했다.

먼저 K리그1에서 가치를 증명한 일류첸코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잘 알지 못한다. 과거에 몇 번 (독일에서) 겨뤘다”며 “나와 울산은 일류첸코, 전북의 우승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고 경쟁심을 보였다. 개인 목표를 묻는 말엔 “울산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는 데 주연 또는 조연이 되고 싶다. 여러 골과 도움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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