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울산 김인성, 봄비 뚫고...달려라!
울산 현대 김인성이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진행된 K리그1 2021 강원FC와의 경기에서 공을 쫓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벌써 3골.

울산 현대 ‘스피드레이서’ 김인성(32)의 진화 속도가 무섭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그는 명실상부 K리그 최고 준족으로 사랑받고 있다. 다만 과거엔 스피드를 앞세워 직선적인 플레이에만 능한 윙어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어느덧 울산에서만 6시즌을 보내는 그는 기교파로 거듭나더니 골도 잘 넣는 ‘완성형 공격수’가 되고 있다.

지난해 김인성은 6개 도움을 기록, 프로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을 썼다. 빠른 발로 상대 측면을 무너뜨린 뒤 다른 공격수 움직임을 보고 기회를 창출하는 데 앞장섰다. 과거처럼 직선적인 움직임에 국한하지 않고 공격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동료와 연계 플레이를 하고, 키패스를 꽂아 넣는 장면이 크게 늘었다. 그만큼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올 시즌엔 골 마무리도 탁월하다. 한때 골 결정력 부족을 지적받은 그는 보란 듯이 개막 이후 2경기 연속 골이자 3골을 집어넣었다. 지난해 리그에서 4골을 넣었는데 초반 2경기 만에 근접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득점 장면을 보면 그의 진화를 느끼게 한다. 지난 1일 강원FC와 개막 라운드(5-0 승)에서 후반 25분 멀티골을 완성할 때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원바운드 한 공을 그는 정교하게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2라운드(3-1 승)에선 후반 30분 이동준이 오른쪽에서 찔러준 공을 빈 골문을 향해 질주, 가볍게 차 넣었다. 노마크 기회에서 쉽게 골을 넣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동준이 공을 잡았을 때 정확하게 위치를 파고든 그의 센스가 돋보였다.

김인성은 10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인천전 득점은 동준이와 늘 얘기한 부분이다. 둘 다 스피드가 있기에 일대일 기회에서 그냥 슛하는 것보다 반대로 누군가 침투했을 때 밀어주자고 했다”며 “어제도 동준이가 내 목소리만 듣고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돌려찼다. 나 역시 일대일 기회가 났을 때 각이 없으면 동준이에게 주는 패턴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골 넣는 스피드 레이서.’ 무엇이 달라진 걸까. 김인성은 “그냥 무식할 정도로 슛 훈련을 많이 했다”고 웃었다. 그는 “매 시즌 부족한 점을 느낀다. 지난해엔 주니오라는 골잡이가 있었기에 기회 창출에 주력했는데 올 시즌엔 득점에 대한 책임감을 더 느꼈다”며 “동계전지훈련부터 쉬는 날에도 개인 슛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별 골 영상을 많이 찾아보면서 연구했고 실제로 시도했다. 물론 그거 보고 따라 한다고 당장 되는 건 아니지만 ‘하다보면 0.1%씩이라도 늘지 않을까’라는 믿음으로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프로부터 유스까지 선수별 개인훈련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다. 어느덧 서른을 훌쩍 넘긴 김인성은 신인의 마음으로 정성껏 공을 차며 감을 익혔다. 물론 홀로 이뤄낸 건 아니다. 그는 “팀 후배 (강)윤구, 골키퍼 (서)주환이가 함께 공을 들고 나가서 실전을 가정하고 훈련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신명 나는 골 레이스에도 그는 올 시즌 ‘득점 목표’를 정해두지 않았다. “정말 올해는 포인트 신경 안 쓰고 ‘상대가 알고도 못 막는’ 선수가 되고 싶다. 상대가 내 기술을 알아도 뚫을 수 있는 것, 그것을 올해는 반드시 이루고 싶다. 그러면 골도 따르지 않을까.”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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