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노인처럼 허리가 굽은 모습의 근황이 공개돼 걱정을 샀던 마라토너 이봉주(51)가 직접 자신의 몸상태를 밝혔다.


앞서 이봉주는 스포츠 레전드들의 축구예능 JTBC'뭉쳐야 찬다(이하 '뭉찬')'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양준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근황을 공개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불굴의 마라토너' 이봉주가 잘 걷지도 못할만큼 잔뜩 등이 굽은 모습으로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


이봉주는 최근 유튜브채널 런코리아의 토크 코너 '스파크'에 출연했다. 이봉주는 허리가 굽는 증세에 대해 "계속 차도가 없어서 병원과 한의원 등을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허리가 문제가 있어서 등이 안펴지는 줄 알았는데 허리 쪽 문제가 아니라 배쪽에서 계속 경직이 일어나서 앞에서 당기니까 허리까지 굽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턱이 빠진 것도 배쪽 근육경직 때문이라고. 인터뷰 내내 오른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던 이봉주는 "목을 펴려고 하면 복근이 당기니까 더 당겨서 어쩔 수 없이 그렇다(턱을 괸다). 다행히 통증은 없는데 계속 수축이 일어난다. 벌써 1년 가까이 그런 증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MRI나 허리디스크 쪽이나 찍어봐도 전혀 문제는 없다. 현재도 짧게 달릴 수는 있는데 호흡이 많이 가쁘다. 마라톤 한 사람 같지않고 숨이 찬다"라고 말했다.


증상이 처음 발병한 건 지난해 1월 '뭉찬' 팀과 함께 떠났던 사이판 전지훈련 이후다. 그는 "사이판에 가서 훈련이랑 경기를 하고 돌아와서 촬영을 2번 정도 했는데 그때부터 증상이 심해졌다. 당시 타이어 끌기 훈련을 했는데, 그때 에너지를 많이 쏟은 것같다"라고 말했다.


당시 뭉찬 팀은 모래사장에서 사람을 태우고 끌기 대결을 펼쳤다. 이봉주는 여홍철과 함께 모태범이 타고있던 타이어를 끌었다. 그는 "상대편은 이만기형 등 덩치가 큰 사람이 끄는데 우리는 힘을 줘도 꼼짝을 안하더라. 그래서 무리를 하다보니 이상이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는데 며칠 뒤에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크게 신경을 안쓰고 며칠 쉬면 좋아지겠지 했는데 이상하게 멈추지 않고 1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런 부상은 수십년간 마라토너로 뛰며 격렬한 운동을 해온 이봉주에게도 처음이라고. 그는 "경련이 일어나다 보니 잠 잘때도 불편하고 앉아있을 때도 불편하고 그렇다. 잘 때나 힘을 줬을 때 빼고는 경련이 계속된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근육이상 증상이 발생한지 1년, 결과적으로 이봉주는 증상은 확인했으나 원인을 밝히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의학적으로는 이 증상을 디스토니아(dystonia 복벽이상운동증)라고 부른다. 지속적인 근육 수축에 의해 신체의 일부가 꼬이거나 반복적인 운동을 보이는 증상을 지칭한다.


통상 이런 경우는 근육이완제, 안정제를 처방한다. 이봉주는 "계속 이런 치료를 했는데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아서 배에 보톡스 주사까지 맞았다. 그런데도 상황은 똑같다. 아직은 변화가 없다. 오히려 보톡스가 역효과가 나서 더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한의원을 석달 정도 다니면서 침도 맞고 추나치료도 받았는데 큰 효과가 없었다. 카이로프랙틱도 20회 정도 받고 마사지도 받고, 재활치료도 했는데 아직은 증상이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치료를 할 수록 증상이 더 악화돼 최근에는 약을 먹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라는 안타까운 상황도 토로했다.


그는 "혹시 뇌와 척수 쪽 이상이 아닐까 해서 검사를 했지만 이상이 없었다. 복근 떨림으로 MRI도 찍기 힘들어서 수면마취 상태에서 MRI를 찍었다"고 말했다. 틀어진 척추를 교정하는게 우선이다라는 생각에 현재는 척추교정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여 투병사실을 숨긴 채 칩거했던 그는 "저와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분이 걔중에 또 계시지 않을까 한다. 빨리 회복해서 달리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치료에 전념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일부 팬들이 '뭉찬' 제작진과 방송국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방송국 잘못이 아니라 내가 몸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인 것같다. 고의적으로 그런 것도 아니고 축구를 하다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니까. 치료비나 이런 부분은 보험과 개인비용으로 하고 있다. 방송국에서도 보험처리를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달리고 몸을 혹사해 이런 부작용이 있는 거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이봉주는 "그건 아닌 것같다. 마라톤 대회가보면 70~80대 어르신들도 풀코스 뛰시는데 그분들은 어떻겠나. 마라톤 후유증이라기 보다는 운이 없었던 것같다"라며 미소지었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은메달, 1998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대회 우승에 빛나는 명실공히 한국 마라톤계의 전설이다.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상했으며 대한육상연맹 이사로 재직 중이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유튜브채널 런코리아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