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인천 김현, 무고사를 위해 준비한 세리모니?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현이 1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진행된 ‘ K리그1 2021’ 수원FC와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PK골을 성공시킨 뒤 무고사의 세리모니를 따라하며 무고사의 쾌유를 기원하고있다. 2021.03.17.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현라탄’ 김현(28)을 앞세운 인천 유나이티드가 초반 순항하고 있다. 시즌 막판 힘을 내 잔류하는 게 아니라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출발하겠다던 약속은 일단 지키는 분위기다.

인천은 개막 전 상상하지 못한 비보를 들었다. 핵심 공격수인 무고사가 부친 건강 문제로 고국인 몬테네그로에 방문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결국 인천은 무고사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큰 악재로 새 시즌 문을 열었지만 인천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초반 5경기서 2승3패로 승점 6을 수확하며 8위에 올라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시즌간 2승을 거두기 위해 최소 10경기, 최대 19경기를 치렀던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변화다. 개막 전 조성환 감독과 주요 선수들은 “잔류왕 타이틀을 떼겠다”라고 공언했고, 기대대로 착실하게 승점을 쌓고 있다.

중심에는 김현이 있다. 김현은 무고사를 대신해 주전 원톱으로 나서며 인천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장발 스타일에 ‘벌크업’까지 해내 세계적 축구 스타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현은 개막전을 제외하고 2라운드부터 출전하기 시작했는데 4경기에서 35회의 공중볼 경합을 기록하며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당 횟수로 따지면 8.8회로 뮬리치(성남FC 8.6회)에 앞선 1위에 해당한다. 최전방에서 공중볼을 따내고 상대 수비수와 강하게 경합하며 동료에게 연결하는 플레이는 현재 K리그1에서도 최고 수준에 속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페널티킥으로 시즌 마수걸이골을 넣은 17일 수원FC전에서도 공중볼을 7회나 따냈다. 상대 센터백인 윤영선(1회), 박지수(3회)를 압도하는 기록이었다.

김현은 지난해 K3의 화성FC에서 뛰다 후반기 부산 아이파크에 합류했다. 20세,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거친 엘리트 자원인 김현은 프로 무대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전북 현대 산하 유스팀 영생고 시절부터 대형 스트라이커가 될 자질을 보였으나 잠재력을 터뜨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성남, 제주 유나이티드, 일본의 도치기, 화성, 부산 등을 오갔고, 서서히 잊혀지는 것처럼 보였다.

김현은 인천에서 옛 스승 조 감독을 만나 부활의 찬가를 외치고 있다. 조 감독은 영생고 시절 김현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제주 감독 부임 후에도 김현을 잊지 않고 불러 영입한 적도 있다. 조 감독은 “김현은 몸싸움, 움직임이 스트라이커로서 부족했다. 단점이었는데 팀에 필요한 부분이라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했다. 잘해주고 있다. 본인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을 것이다. 힘들었던 시간이 있는데 경기력을 끌어올려 극복하고 더 도약했으면 좋겠다”라는 스승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김현도 어느 때보다 다부진 각오로 올시즌에 임하고 있다. 무고사가 4월 복귀해도 시너지 효과를 통해 팀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에서 좋은 동료, 지도자분들과 잘해보고 싶었다. 절실하게 준비했다. 즐라탄은 좋아하는 선수인데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다. 무고사는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팀 동료다. 빨리 복귀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저도 기회를 얻는 만큼 최대한 많은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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