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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학(오른쪽)이 페이스오프에서 박정교에게 강렬한 시선을 내뿜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황인수를 이기고 ROAD FC 미들급 챔피언을 차지하겠다.” 19살 파이터 오일학(팀스트롱울프)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7일 ROAD FC (로드FC)와 아프리카TV가 손잡고 론칭한 ARC 004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렸다.

메인이벤트는 ‘흑곰’ 박정교와 오일학의 대결이었다. 팬들의 관심은 박정교가 아닌 오일학에 쏠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일학은 파워 이외에 기술적인 면에서는 이렇다 할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ARC 002에서 베테랑 김은수를 TKO시키며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격투기에 ‘재미’가 붙었음을 실감한 경기였다. 박정교와의 대결이 성사되자 오일학은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당돌함까지 더하며 박정교를 도발했다.

현장에서는 짧게 깍은 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멋진 헤어스타일로 여성팬들을 매료시켰고, 박정교와의 페이스오프에서는 이글거리는 눈빛을 감추지 않았다.

베테랑과 신인의 백중세를 예상했던 팬들은 오일학의 파이팅에 속수무책인 박정교를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었다. 결과는 3라운드 1분 23초 길로틴 초크에 의한 오일학의 TKO승리였다. 특히 일어선 상태에서 초크를 건 것은 뛰어난 순발력의 결과였다. 오일학이 그동안 엄청난 훈련을 했음을 대변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일학은 2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형,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홀로 두 아들을 키우느라 어머니가 많은 고생을 해서 오일학은 항상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왔다.

어머니를 호강시켜드리기 위해 오일학은 ROAD FC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센트럴리그에서 실력을 키워와 프로 선수가 됐고, 이제는 4연승을 질주한 어엿한 세대교체의 주역이다.

오일학은 4연승 중 2승을 베테랑 파이터에게 거뒀다. 김은수에게는 1라운드 10초 만에 승리했고, 박정교는 스탠딩 상황에서 길로틴 초크로 잡아냈다. 타격과 서브미션 기술 모두 상대를 피니쉬 시킬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연승을 달린 오일학의 목표는 ROAD FC 챔피언인데, 이번 경기 승리로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오일학은 황인수를 콜하며 희망 상대까지 언급했다.

오일학은 “황인수 선수와 대결하고 싶다. 황인수 선수와 대결했던 선수들이 주먹에 맞고 다 나가떨어졌다. 펀치가 어떤지 궁금하다. 예전부터 황인수 선수와 대결하고 싶었는데, 재밌을 거 같다. 황인수 선수를 이기고 미들급 챔피언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일학이 ROAD FC 중량급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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