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NC 선발투수 송명기, 내려가긴 아쉬운데...
NC 선발투수 송명기(오른쪽)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과 NC의 경기 5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손민한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 4. 23.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솔직히 다시 가고 싶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감독님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나름 철저히 대비했으나 초유의 사태를 극복하기에는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으로 10구단 모두 국내에서 캠프를 진행했고 이에 따른 후유증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따뜻한 해외에서 훈련하며 시즌을 준비했던 투수들이 제구난조로 인해 볼넷이 부쩍 늘었다. 더불어 투수는 물론 야수들에게도 부상 악령이 찾아오며 시즌 판도 또한 종잡을 수 없는 상태다.

디펜딩챔피언 NC가 그렇다. 개막에 앞서 우승 후보 영순위로 꼽혔지만 부상자가 속출하며 간신히 5할 승률을 넘겼다. 시즌 첫 19경기에서 10승 9패를 기록했고 순위표에서 공동 4위에 자리하고 있으나 지난해만큼 전력이 단단하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다. 박민우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지난주 경기를 뛰지 못했고 지난해 히트작 강진성 또한 왼쪽 발바닥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박석민도 몸에 맞는 볼 부상으로 열흘 가량 이탈했다가 지난주부터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문제다. 5월에는 돌아올 것으로 보였던 구창모는 여전히 불펜피칭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준비가 잘 됐던 송명기 또한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 이후 내복사근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전반기 토종 에이스였던 구창모, 후반기 토종 에이스였던 송명기가 모두 빠진 상태로 로테이션을 돌려야 하는 NC다. NC 이동욱 감독은 ‘이들을 대체할 젊은 선발 유망주가 있나’는 질문에 “이재학, 신민혁이 준비하지만 어린 투수가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우리 유망주 투수들도 지금 다 재활군에 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이렇게 크고 작은 부상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국내캠프 영향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아니라고 하기도 어렵다. 아직 초반이다. 더 봐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면서도 “아무래도 투수 쪽에서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더 관리하려고 했는데 역시 어려운 부분이 많다. 아무리 남쪽 날씨가 좋고 실내 훈련을 한다고 해도 해외 캠프와는 여러모로 환경이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장의 생각은 비슷할 것 같다. 만일 선택할 수 있다면 다시 해외로 나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까. 솔직히 다시 가고 싶다. 다른 감독님들도 마찬가지 아닐까”라며 이듬해부터는 예전처럼 따뜻한 해외에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랐다. NC는 올해를 제외하면 늘 미국 애리조나 혹은 캘리포니아에서 따뜻하게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왔다.

[포토]LG 채은성, 견제사에 손가락 부상으로 교체 아웃
LG 채은성이 지난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IA와 경기 4회말 2만루 상황에서 투수 견제에 3루에서 아웃된 뒤 손가락 부상을 당해 교체되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채은성은 다음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NC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지난 24일까지 NC 박민우와 강진성 외에 총 16명이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두산 박세혁, KT 황재균처럼 경기 중 큰 사고로 부상당한 선수도 있으나 대다수는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아 통증을 느끼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투수들의 팔꿈치 혹은 어깨 통증이 빈번한 것은 물론 야수들도 스윙 혹은 전력질주 후 고통을 호소하며 팀을 떠난다.

올해 KBO리그는 팀당 9이닝 평균 볼넷 4.54개로 이 부문 역대 최고 수치를 찍고 있다. 반복된 볼넷으로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데 부상까지 겹처 각팀 마운드 구상도 시시각각 변한다. 공동 1위 LG·SSG와 최하위 키움의 차이가 4.5경기에 불과한 가운데 정규시즌 첫 3주가 시범경기처럼 흘러갔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인해 지금까지는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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