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인터뷰하는 김경문 감독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 서울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시작이 중요하다. 새 역사를 썼던 13년 전에도 그랬다. 당시 첫 상대 미국을 극적으로 격파하면서 9전 9승 금메달을 향한 굵직한 시작점을 찍었다.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다시 한 번 베이징 올림픽과 같은 짜릿한 출발을 머릿속에 그려넣고 있다.

김 감독은 20일 오후 고척돔에서 진행된 대표팀 세 번째 훈련을 앞두고 조별 예선 상대인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필승 의지를 다졌다. 더불어 투수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단기전 선취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신화의 시작은 미국전이었다. 당시 김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혈투 끝에 미국에 8-7 승리를 거뒀다. 9회초 3실점하며 6-7로 역전당했지만 9회말 이종욱 현 NC 코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승리했다. 현재 김 감독의 시선 또한 당시처럼 첫 경기에 있다.

김 감독은 “첫 상대인 이스라엘이 미국보다는 약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래도 야구는 모른다”며 “올림픽에 앞서 실전이 2경기 밖에 없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조금 걱정이 된다. 그래서 더 선취점을 뽑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스라엘전을 잘 풀고 그 다음 미국전에서 멋있는 경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B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29일 이스라엘, 30일에는 미국과 맞붙는다.

이어 김 감독은 “투수들은 컨디션이 꽤 좋다. 투수들 모두 훈련을 잘 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모습”이라며 “휴식일인 어제 코치들과 선발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오늘 4명이 라이브피칭에 나선다. 이 선수들을 비롯해 투수들 컨디션을 체크한 후 전체적인 마운드 운영 계획을 확정짓겠다. 라이브피칭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인 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주전 라인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전 대표팀 엔트리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강백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강백호는 수비 부담을 줄여서 타격을 극대화하고 싶다”고 강백호의 지명타자 출장을 암시하면서 “다른 주전은 지금 말하기는 빠른 것 같다. 야수들도 컨디션을 체크한 후 최종 라인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라이벌 일본에 대한 질문에 상대를 의식하기 보다는 준비한대로 올림픽을 치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나바 감독의 인터뷰는 봤다. 하지만 거기에 신경쓰지는 않겠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할 것”이라며 “선수담 분위기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첫 날에는 선수들끼리 조금 어색한 것처럼 보였는데 이제는 좀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나바 감독은 지난 19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을 넘지 못하면 금메달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일본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미국에 진 바 있다. 당시 이나바 감독은 선수로 일본 대표팀에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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