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졌지만 잘 싸웠다\'
양효진(왼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김연경과 포옹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연경 언니는 영원한 롤모델.”

양효진이 김연경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말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결정전에서 패하고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양효진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선수들끼리 끝까지 잘해보자고 했는데 아쉬운 경기했다. 속상하지만 여태까지 준비 잘해서 후회는 남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부족했다. 지면 항상 아쉽다. 분위기가 좋았기에 잘 버텼다. 이번엔 끝날 때 즐겁게 끝났다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패배 후에도 선수들은 울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하지만 주장 김연경과 마지막 올림픽, 국가대표 경기를 치른 터라 동료들은 코트를 빠져나오면서 뭉클한 마음을 보였다. 양효진은 “경기 끝나고 나서는 무덤덤하게 ‘끝났구나’ 생각했다. 마지막에 사진을 찍고 서로 수고했다는 얘기하는데 다들 (그동안 감정을) 감추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안 울려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달 따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했다. 다만 어릴 때는 다시 기회가 있었지만 이젠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 해온 게 많이 생각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양효진은 김연경과 2012년 런던(4강), 2016년 리우(8강) 대회를 나란히 뛰었다. 김연경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 역시 3년 뒤 파리 대회를 장담할 수 없다. 그는 “대표팀에서 연경 언니를 항상 의지했다. 리더의 느낌이 늘 들었다. 내가 갖지 않은 것을 갖고 있다. 언니는 강하게 얘기할 때 강하게 할 줄 아는데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며 “정말 계속해서 롤모델로 남을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또 “연경 언니가 19세, 20세 때 ‘대표팀 환경이 좋아지려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놀랍고 신기했다”며 “지금은 대표팀 환경이 매우 좋아졌다. 언니가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었다”고 고마워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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