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서0728
LG 류지현 감독(오른쪽)과 서건창. |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10년 전에도 그랬다. 당시도 지금처럼 절박했다. 지독한 암흑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예비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함께 카드를 맞춘 팀이 절대적인 승자가 됐다. 이번에는 기필코 목표를 이룬다는 다짐이다. LG가 이례적으로 길었던 여름캠프를 마치고 정상을 목표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정말 긴 시간이 지났다. 최근 정규시즌 경기로부터 한 달 이상이 흘렀다. LG는 지난달 5일 잠실 한화전 이후 스프링캠프와 흡사한 시간을 보냈다. 한 달 동안 훈련과 실전을 병행하면서 8월 10일 후반기 스타트를 응시했다. 더불어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마감일에 맞춰 빅딜도 성사시켰다. 키움에 선발투수 정찬헌을 보내고 서건창을 영입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최대 약점이었던 2루에 MVP 경력자이자 4개월 후 FA가 되는 서건창이 자리한다. 로베르토 라모스의 대체자 저스틴 보어도 지난달 30일부터 합류해 훈련과 실전을 두루 소화했다.

후반기 키도 서건창과 보어가 쥐고 있다. 2루와 외국인타자는 LG의 고질병이다. 2017년부터 올해 전반기까지 LG 2루수들의 타율은 0.234, OPS(출루율+장타율)는 0.616에 불과하다. 타율과 OPS 모두에서 10구단 최하위다. 올해 전반기에도 2루수 타율 0.210으로 10위, OPS는 0.579로 8위였다. 주전 2루수 정주현은 수준급 수비를 펼쳤지만 내야진 전체적으로 타격이 시원치 않은 상태라 공격력 업그레이드가 절실했다. 서건창은 올해 타율 0.260, OPS 0.725, 2017년부터 타율 0.300, OPS 0.783을 기록하고 있다.

LG가 지난 5년 중 외국인타자 덕을 본 시즌은 지난해가 유일했다. 지난해 라모스가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 38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시작부터 주춤하더니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소한 올해 부진한 라모스보다는 보어가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타격이 살아난다. 지난해 OPS 0.954였던 라모스는 올해 0.739에 그쳤다. 보어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OPS 0.768을 올렸다. 빅리그 6시즌 통산 OPS 0.794,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OPS 0.903을 기록했다. 보어가 타석에서 힘이 되면 내야수 문보경, 그리고 외야수 김현수, 홍창기, 채은성과 함께 지명타자를 오가며 라인업에 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보어엘지
LG 저스틴 보어. | LG 트윈스 제공

정찬헌이 떠난 선발진 한 자리를 메우는 것도 큰 과제다. 선발진은 케이시 켈리와 앤드류 수아레즈 뒤로 이민호, 임찬규, 손주영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표팀에 합류했던 차우찬은 컨디션을 체크한 후 등판 계획을 세운다. 정찬헌은 지난해 11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51, 올해는 5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LG 토종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1위는 정찬헌이다. 토종 선발투수 모두가 꾸준히 활약해야 정찬헌 공백을 지울 수 있다.

약 10년 전인 2011년 7월 31일. LG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빅딜에 임했다. 박병호와 심수창을 히어로즈로 보내고 히어로즈로부터 송신영과 김성현을 받았다. 당시 허술한 뒷문을 맡아줄 적임자로 송신영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최악이었다. 전반기 5할 승률을 지켰던 LG는 후반기 투타가 모두 무너진 채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송신영
2011년 8월 3일 LG에서 뛰었던 송신영 현 키움 투수코치. | 스포츠서울 DB

이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암흑기는 2년 후 막을 내렸다. 유망주에 불과했던 박병호는 히어로즈에서 홈런왕이자 MVP가 됐다. 그리고 현재 LG는 어느 때보다 강한 선수층을 앞세워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닌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린다. 10년 전 빅딜과는 다른 결과가 나와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