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
2013년 성남 일화 감독 시절의 안익수 감독.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FC서울의 감독 교체는 강등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서울은 올시즌 K리그 최초로 감독 교체를 선택했다. 지난 5월 11위로 추락한 이래 서울은 강등권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이달 초 잠시 10위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지난 2주간은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다이렉트 강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서울은 박진섭 감독과 결별하고 안익수 감독을 선임했다. 강등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

서울의 안 감독 선임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하다. 박 감독은 광주FC에서 능력을 입증했지만 규모가 더 큰 서울에서는 선수단을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했다는 내외부 평가를 받았다. 안 감독은 박 감독과는 다른 유형이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타이트한 훈련 방식으로 유명하다. 과거 부산 아이파크, 성남 일화 시절 그랬고, 선문대학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스타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현재 흐트러진 분위기를 정비하고 선수들을 긴장하게 할 적절한 캐릭터로 볼 수 있다.

서울의 최대 약점인 수비를 안정시킬 적임자이기도 하다. 서울은 올시즌 27경기에서 36골을 허용하며 최다실점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도 전북 현대를 상대로 3골을 넣고도 4골을 허용하며 패했다. 27득점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도 문제지만 수비에도 문제가 있다.

안 감독은 프로 사령탑 시절 ‘질식 수비’로 유명했다. 촘촘하게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빠른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리는 축구 스타일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대학에서는 다소 실험적이고 공격적인 전술을 활용했지만 11경기만을 남겨놓은 시점이라 보수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잔류를 위해서는 패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수비 안정화가 시급하다.

서울의 감독 교체로 강등권 팀들은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령탑이 바뀌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누리기 마련이다. ‘허니문’이라는 표현처럼 짧게 끝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안 감독의 강한 성향을 볼 때 서울이 일정 수준의 긍정적 변화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성남FC나 광주FC처럼 서울과 붙어 있는 팀들은 긴장에 빠졌다. 서울이 25점으로 최하위에 머문 가운데 성남이 27점, 광주가 28점으로 순위 경쟁하고 있다. 강원FC도 27점이지만 서울에 비해 아직 3경기를 덜 치렀다. 강등권으로 분류하기엔 남은 경기 수가 많은 편이다. 당장 이번 주말 서울과 성남의 경기가 예정돼 있다. 강등권 판도를 뒤흔들 중요한 한 판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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