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컵에 담겨 나오는 스타벅스 음료<YONHAP NO-2664>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동효정 기자] 스타벅스 코리아 직원들이 과도한 기획상품 마케팅에 업무가 과중하다며 현수막 게시 등 시위를 예고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맹 사업을 벌이지 않고 전국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사협의체 형태의 기구만 존재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파트너(바리스타 직원)들은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트럭 시위를 열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시위를 통해 근무환경 개선을 포함한 인금인상, 과도한 기획상품(굿즈) 마케팅 지양, 직원 복지설비 확충, 인력 충원 등을 본사에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에 처우 개선과 지나친 마케팅을 지양해 줄 것 등의 요구 사항을 담은 현수막을 트럭에 내걸고 전광판을 통해 상황을 알리는 등 구체적 행동 지침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블라인드를 통해 단체행동에 필요한 금액을 모금했고 6일 사측의 업무강도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게시할 방침이다. 7일과 8일에는 서울 강북과 강남으로 나눠 트럭시위를 진행한다. 10일에는 트럭 시위에 대한 결과 최종 보고를 끝으로 해산한다.

직원들의 단체행동은 지난달 28일 스타벅스가 진행한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로 촉발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다회용컵을 무료로 나눠 준 행사다. 매장마다 주문 고객이 폭주해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주문이 650잔까지 늘어나 제품 수령까지 1시간을 기다린 점포도 있었다.

스타벅스 직원들의 단체행동은 노동조합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열악한 근무 상황을 평화적으로 알리면서 본사 차원의 자발적 개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설립 시부터 ‘파트너 협의체’라는 이름의 회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대신 노동조합은 없는 상황이다.

스타벅스 바리스타의 소정근로시간은 1일 5시간, 수퍼바이저는 1일 7시간, 부점장 이상은 8시간으로 규정돼 있으며 연장·심야·휴일 근무 시에는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이 외에 명절상여금, 성과급, 각종 복리후생이 제공된다.

그러나 직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장 당 근무 인원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본사 차원의 기획성 마케팅이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진행돼 노동 강도가 대폭 늘어났고 이에 대한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사내 노사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파트너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이른 시일 내에 요구 사항이 적용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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