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감독 \'가을햇살이 뜨겁습니다!\' [포토]
KIA 윌리엄스 감독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IA가 팀 체질개선에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했다. 프런트 고위 관계자들도 눈치 못챘을만큼 즉각적이고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KIA는 1일 이화원 대표이사, 조계현 단장, 맷 윌리엄스 감독 등 구단과 현장 수장을 모두 경질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오전 전화로 해임을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보며 다음 시즌 구상을 이미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계획도 세우는 등 발빠르게 다음 시즌 준비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통보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윌리엄스 감독은 ‘사장, 단장, 감독이 모두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얘기 이외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구단 핵심 관계자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을 받은 윌리엄스 감독이 만남을 고사해 전화로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어쨌든 수뇌부 동반 퇴진은 신속하고 빠르게 단행됐다.

구단 관계자는 “시즌이 끝난 직후라 프런트 대부분이 짧은 휴가를 내고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소식을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규시즌 최종일까지도 지휘부 교체에 관한 낌새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스토브리그 준비 등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누구도 경영진의 퇴단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KIA가 9위로 시즌을 마치자 안팎에서 윌리엄스 감독과 조 단장의 거취에 변동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윌리엄스 감독이 독단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한다는 목소리도 있었고,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체질을 바꾸려던 조 단장의 구상이 틀어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더불어 ‘조 단장이 팀 명운을 걸고 외국인 감독 선임을 단행했기 때문에 함께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있게 나왔다. 메이저리그 최고 경력을 자랑하는 윌리엄스 감독이지만 취임 후 안치홍 양현종 등 투타 주축들이 잇따라 이탈하는 등 전력 보강을 전혀 하지 못했다.

트레이드로 난관을 타개하려 했지만, 줄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리지도 못했다. 방향성 없이 흘러가듯 시즌을 치르다보니 표류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했다. 때문에 윌리엄스 감독과 조 단장이 동반 퇴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수뇌부 전원 경질로 KIA는 지난 2년간 체질개선에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했다. 분리했던 기아와 타이거즈 대표이사직을 최준영 기아 부사장이 겸직하기로 한 것도 원래 체계로 환원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구단측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선수단 수장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이미 몇몇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내정자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