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또 다시 포효하는 황재균, 2이닝 연속 1타점 2루타
KT 황재균이 지난달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KT가 창단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뒤로하고, ‘V2’와 동시에 ‘왕조’로 거듭나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숙제인 ‘집토끼’ 단속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관심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3루수 황재균(34)이다. 내부에서도 대체 선수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을 때 KT가 반드시 잡아야할 자원이다. ‘팀 KT’의 캡틴으로서 중심을 잡고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에서도 타율 0.291, 10홈런 132안타 56타점으로 공수를 겸비한 3루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황재균은 지난 2017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KT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KT는 4년 총액 88억원을 안겨 황재균에 대한 기대치를 드러냈다. KT에서 뛴 네 시즌 동안 홈런 76개를 포함해 308타점 336득점 타율 0.297의 통산 기록을 남겼다. 연평균 130경기가량 소화하며 20홈런 80타점 가까이 기록했다. 리그 최고 중 하나로 공수주를 모두 갖춘 3루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나쁘지 않은 성적에 통합우승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얻었으니 황재균도 다시 한번 잭팟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는 “우승 감격이 너무 커서, 은퇴하기 전에는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KT가 아닌 팀을 선택한다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우선 고려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관건은 단연 몸값이다. 여전히 좋은 기량을 가진만큼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바라는 건 어떤 선수든 마찬가지다. 자연스레 국가대표급 FA 3루수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 계약자는 두산과 7년 85억원(계약금 25억원+4년 연봉 40억원, 팀 잔류 시 3년 20억원)에 도장을 찍은 허경민이다. ‘국대 3루수’인 허경민은 FA 첫해인 올시즌 타율 0.278에 5홈런 59타점으로 무난한 성적을 냈다. 금액보다 계약기간을 길게 잡아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선택했다.

지난 2018년 FA가 된 SSG 최정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6년 최대 106억원(계약금 32억원+6년 연봉 68억원+옵션 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종의 종신계약을 맺은 셈이다. 최정은 FA계약 후 세 시즌 동안 97홈런 295타점 타율 0.280으로 변함없는 파괴력을 과시했다. 황재균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장타력과 클러치능력 면에서는 최정이 비교 우위다.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해 최정과 허경민 사이에 황재균이 있다고 보면, 4년 기준 80억원 수준이어도 충분히 대우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직 2~3년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하면, 옵션 등으로 플러스알파를 노려볼 수도 있다. KT에서만 두 번의 FA권리 행사로 160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셈이다. KT는 황재균의 마지막 팀으로 남을 수 있을까.

관건은 KT가 지갑을 열 수 있느냐다. 황재균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조건을 제시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나우’를 외치며 코너 내야수 수급이 필요한 팀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창단 첫 통합우승 직후 주축 선수들을 돈 때문에 놓친다면, KT 그룹의 이미지도 실추될 가능성이 크다. KT의 결단이 과열 양상인 FA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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