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고양 오리온 이정현. 제공|KBL

[스포츠서울 | 고양=최민우 기자] 동갑내기 포인트 가드 맞대결에서 이정현이 웃었다.

고양 오리온은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98-9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4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시즌전적 12승 12패가 됐다. 상대전적은 2승 1패로 앞서게 됐다. 5할 승률에 복귀한 오리온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이날 오리온 ‘루키’ 이정현은 프로 ‘4년차’ 가드 현대모비스 서명진과 맞대결을 펼쳤다. 1999년생 동갑내기지만, 이정현은 고등학교 졸업 후 연세대학교 진학을 선택했다. 서명진은 부산중앙고를 졸업한 뒤 KBL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고,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유재학 감독의 믿음 아래 프로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았다.

경기에 앞서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이정현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강 감독은 “오늘 오전에 이정현을 따로 불렀다. 서명진이랑 친구 사이인데, 더 영리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며 프로 물(?)을 4년 더 먹은 서명진과 대결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은 코트에서 어느 때보다 열심히 뛰었다. 이정현과 서명진 모두 나란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경기 초반부터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경기에서 이정현은 15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서명진도 13득점 10어시스트로 맞불을 놓았다. 결국 웃은 쪽은 형님들의 도움을 받은 이정현이었다.

경기는 팽팽하게 전개됐다. 양팀은 4연패 늪에 빠진 오리온은 연패사슬을 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머피 할로웨이와 이승현, 이대성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상위권 도약을 바라보는 현대모비스도 사력을 다했다. 라숀 토마스가 골밑을 접수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양팀은 4쿼터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77-77로 동점이 종료 37.6초 전.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이 팀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앞서 갔다. 오리온은 곧바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대성이 드리블 돌파 이후 레이업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토마스와 강하게 부딪혔다.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고, 슛동작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었다. 이대성은 침착하게 모두 성공시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22.8초가 남은 상황에서 현대모비스는 원샷 플레이를 위해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마지막 공격 찬스는 허무하게 날아갔다. 김국찬의 실책으로 물거폼이 됐다.

결국 연장전에 돌입한 양팀은 사투를 벌였다. 함지훈이 침착하게 골밑 슛을 성공시켜 리드를 잡은 현대모비스는 기세를 더 올렸다. 오리온이 실책으로 무너지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서명진이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파고 들어갔고, 수비를 뚫고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거친 파울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자유투까지 얻어냈지만, 서명진은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했다. 대신 이현민이 침착하게 자유투를 넣어 4점차로 앞섰다. 오리온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대성의 연속득점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종료 1.2초를 남겨둔 상황.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이 볼을 건네 받아 파울을 유도했다. 그러나 종료 부저가 울려 자유투를 얻는데 실패했다.

2차 연장도 치열했다. 선수들 모두 지칠 법도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분전했다. 결국 웃은 쪽은 오리온이었다. 이대성의 연속 3점 슛으로 98-95 리드를 잡았고, 남은 시간 수비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이날 패배로 13패(11승)째를 떠안게 됐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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