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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괜찮은 코치 없나요?”

최근 K리그에서는 지도자, 특히 코치가 부족하다는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새 감독이 부임하면서 데려갈 코치도 많지 않고, 코치가 한 두 명 빠지면 그 자리를 채우기도 쉽지 않다는 게 현장 지도자, 감독들의 공통의견이다. 최근 코칭스태프 교체를 고려한 한 팀의 사령탑은 “코치가 정말 없다. 추천을 받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다. 괜찮은 코치를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 추천 좀 해주시라”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K리그1,2를 합쳐 총 23개 구단으로 팀이 늘어난 가운데 지도자들은 K3나 K4, 그리고 해외로도 활발하게 움직인다. 여기에 연령대 대표팀까지 오간다. 지도자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은 그에 맞춰 늘어나지 않고 있다.

공급이 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선수 생활 연장이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과거에 비해 몸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선수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당장 K리그에만 봐도 염기훈, 김영광(이상 39), 박주영, 이근호(이상 37), 이용, 신형민(36), 박주호, 최철순(이상 35) 등 30대 중후반의 선수들이 현역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기량도 괜찮아 더 뛸 가능성도 크다. 30대 초반, 늦어도 중반에 대부분 은퇴했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상이하다.

K리그는 감독에게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코치에게 A급 라이선스를 요구하고 있다. 현역 생활이 길어지면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는 시기도 그만큼 늦춰진다. 최근 축구계에서 A급을 취득한 30대 중후반의 지도자가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주된 원인이다. 물리적으로 현역 신분을 유지하면서 A급을 따는 것은 쉽지 않다.

은퇴한 선수들 중 지도자 일을 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고 이영표 대표이사, 이천수 전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 등도 코치 대신 행정업무를 선택했다. 그 외 선수들도 방송이나 유튜브, 혹은 축구교실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반면 감독으로 데뷔하는 나이는 어려지고 있다. 박동혁 충남 아산 감독은 30대였던 2018년 사령탑에 올랐고, 김남일 성남FC 감독, 설기현 경남FC 감독처럼 코치를 짧게 하고 바로 감독이 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여러 이유가 맞물리면서 감독 후보는 많아 경쟁이 치열한데 코치로 ‘모실 만한’ 지도자는 부족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는 코치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엔 감독 한 명이 전권을 행사하고 결정하는 리더십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감독들도 코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코치 한 명의 능력에 따라 팀 전체의 방향성과 분위기, 심지어 성적까지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요새 선수들은 점점 예민하고 섬세해진다.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가교 구실을 하는 코치의 비중이 여러모로 더 커진다. 그래서 감독들은 코치 한 명을 뽑아도 신중함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 자원 자체가 부족해 애로사항이 많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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