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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단체협약 협상의 구단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구단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연방중재 요청은 선수노조(MLBPA)의 거부로 좌절됐다.

MLB 사무국은 지난 4일(한국 시간) 선수노조와의 4차례 노사단체협약 협상이 무산되자 정부의 연방중재조정기구(Federal Mediation and Conciliation Service)에 중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MLBPA는 다음 날 5일 즉각 정부 중재를 거부했다.

MLBPA는 “직장폐쇄를 한 지 2개월이 지났고 선수들에게 역제안 약속 이틀 만에 구단주들이 이에 상응하는 카드를 제시하지않고 중재를 요청했다. 집행이사회와 상의한 후 그리고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선수노조는 이 요청을 거절했다. 공정하고 시의적절한 합의를 위해 가장 확실한 것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것이다. 선수노조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MLB 사무국은 연방중재기구가 지난 수 십년 동안 다른 스포츠 협상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며 MLBPA의 중재 거부를 비난했다.

이로써 다음 주 예정된 스프링트레이닝의 투포수 합류 훈련, 심지어 4월1일 개막전마저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시 한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MLB 선수노조의 위력을 실감케했다.

전문가들은 MLBPA의 중재 거절로 구단주들이 어떤 자세로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오는 9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의 구단주 모임에서 새로운 협상 카드와 변화가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4차례 협상에서 드러난 것은 역시 돈문제다. 돈문제 외의 자잘한 안건인 지명타자, 플레이오프 팀 확장 등은 양측이 합의를 했다. MLB는 심지어 1976년부터 존재한 프리에이전트 계약에 대한 드래프트 보상도 없애겠다고 제안했다.

MLBPA는 최근 4연 연속 MLB의 평균연봉이 하락한 점에 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기량이 검증된 젊은 선수들의 연봉을 끌어 올리려는 게 목적이다. 현재의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3년에서 2년으로 앞당기자는 게 MLBPA의 주장이다. 그러나 구단주측은 2년 후 연봉조정신청을 받아 들일 때 연봉이 급상승할 수 있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역대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구단주와 선수노조의 노사단체협약 충돌로 시즌이 멈춘 경우는 MLB가 압도적이다. NHL은 두 차례 정규시즌이 영향을 받았다. 모두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로 선수노조를 벼랑까지 몰아 성공했다. 2004-2005시즌은 한 시즌을 통째로 문을 닫았다. 2012-2013시즌에는 올스타게임 취소와 48경기 시즌으로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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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선수노조위원장 토니 클락. AP연합뉴스

NBA는 두 차례 파행을 겪은 바 있다. 이 역시 구단주들의 직장폐쇄였다. 그러나 NBA 파이널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1998-1999시즌 50경기, 2011-2012시즌 66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NBA는 82경기 일정이다.

NFL은 1987년 선수단 파업으로 정규시즌에 영향을 받았다. 개막전 20일 전에 협상이 타결됐으나 16경기 일정에서 15경기 일정으로 축소됐다.

MLB는 1972년 선수단파업을 시작으로 2021-2022년 직장폐쇄까지 총 9차례 노사충돌을 겪었다. 다른 리그와 비교해 최다이다. 정규시즌에 파급을 미쳐 시즌이 축소된 게 1972, 1981년, 1994-1995년이다. 1994년에는 월드시리즈마저 멈췄다. 모두 선수단 파업이었다.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로 시즌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적은 아직 없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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