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뭉찬

[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스포츠 예능들이 대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다. JTBC ‘뭉쳐야 찬다’ 시리즈가 포문을 열고, SBS ‘골 때리는 여자들’이 불을 지폈다. 그 사이 각 방송사는 골프 예능을 론칭하는가 하면, 탁구, 배드민턴, 컬링 예능 등도 선보였다. 여자 농구 예능 등도 앞으로 나올 예정이다. 그 중심에는 치열한 예능가에 흥행 스트라이커로 자리 잡은 축구 예능이 있다.

‘골 때리는 여자들’과 ‘뭉쳐야 찬다2’는 대표적인 스포츠 예능이다. 화제성은 물론이고, 시청률도 잡았다. 먼저 ‘뭉쳐야 찬다2’는 최근까지 남해 전지훈련 편을 방영했다. 예능이라고 해서 오락적인 요소에만 초점이 맞춰질 거란 예상과 달리 실제 축구단 못지 않은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연신 선수들은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했을 정도. 또 고교 전국대회 우승팀인 광양제철고와의 승부 등 체계적인 시스템도 도입했다. 실제 축구단이 지방으로 내려가 기초 체력 훈련을 다지고 다수의 연습경기를 통해 여러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선수들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도 사뭇 진지하다. 부상 걱정이 들 정도로 열심히 뛴다. 승부에도 진심이다. 위트가 가미된 김성주-김용만의 해설이 없었다면 실제 축구대회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어쩌다벤져스’는 실제 매주 정기 훈련 및 연습이 있고, 멤버별로 개인 레슨과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의 진심을 반영하듯 처음에는 우왕좌왕 하던 ‘어쩌다벤져스’는 점점 더 갖춰진 실력과 팀워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6일 방송은 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해 지난 회차(4.9%)보다 2.8% 상승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더욱 과몰입을 유발하는 ‘골 때리는 여자들’도 매회 화제다. ‘뭉쳐야 찬다’와 ‘축구 예능’이라는 문법은 같지만, ‘여자 축구’라는 생소한 접근법으로 시청층을 관통했다. 축구와는 담을 쌓았던 멤버들이 점점 축구의 매력을 알게 되고, 축구장 위에서 흘리는 땀의 진가를 고스란히 전한다. 감동과 눈물, 환희도 담겨있다. 개그우먼, 모델 등 각 분야 멤버들끼리 소모임을 구성해 팀전으로 진행되기에 열기가 대단하다. 골키퍼 조혜련은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아이린, 이현이 등 젊은 피는 팀 내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보는 재미도 다양해 시청자들마다 응원하는 팀과 멤버도 상이하다. 마음만큼은 WK리그 못지 않다. 6%대로 시작한 프로그램이 최신 회차에서는 9.1%를 기록하며 1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은만큼, 편집 순서가 뒤바뀐 것은 ‘조작논란’으로 번져 아쉬움을 남겼다. 예능인만큼 어느정도의 오락적 장치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 역시 프로그램에 진심이기에 단 하나의 장치적 조작도 있어서는 안된다. 프로그램들의 인기는 ‘진정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골 때리는 여자들’의 위기 극복도 진정성이 있기에 가능했다. 제작진에 실망한 마음을 멤버들이 다시 흘리는 ‘피 땀 눈물’로 등 돌린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렸다. 어느새 시청률도 회복했고,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 이후 축구를 하는 여성 소모임이 늘어났고,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제작진에 감사패도 전달했다. TV 프로그램들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뭉쳐야 찬다’와 ‘골 때리는 여자들’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예능가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S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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