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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디지털대학 동양학과 신정원 교수.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김효원기자]신정원 원광디지털대학 동양학과 교수가 명리학의 의미와 논리성을 입증하는 책을 번역 출간했다.

신 교수는 최근 번역서 ‘자평진전평주’를 내고 사유의 힘을 기르는 명리학의 건강한 조언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자평진전’은 중국 청나라 심효첨이 지었고 근대 서락오가 이를 해석해 ‘자평진전평주’를 냈다. 사주 명리학의 역사에서 ‘자평진전’은 중요한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현대 명리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 중 하나인 ‘격국론’이 이 책을 통해 정립됐기 때문이다. 격국론은 한 사람이 태어난 달(계절)에 근거해 사주팔자의 천간과 지지로 그 사람의 인생을 추론하는 방식이다.

신 교수의 ‘자평진전평주’는 심효첨의 원저와 서락오의 평주를 둘 다 읽을 수 있게 병기했고, 생소한 명리학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이론적 근거를 덧붙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대선 정국에 점, 미신, 주술 등이 등장해 눈총을 사고 있는 가운데 신 교수는 “명리학을 미신이나 점술이라는 편견으로만 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명리를 알면 나침반을 얻은 것같다고 강조하는 신 교수를 서울 영등포구 원광디지털대학 연구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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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교수가 번역한 ‘자평진전평주’. 제공|퍼플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에게 ‘자평진전평주’의 의미는?

‘자평진전’은 명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고전이다. 자평진전에 나타난 키워드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에서 틀에 맞는 직업과 적성을 파악하게 되면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을 찾아 실현할 수 있다. 한 사람의 타고난 운명에 주어진 역량을 이해하고 잠재력의 관점에서 운명을 바라보는 명리학의 현대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사회현상이 급변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안과 불확실성이 여전한 2022년에 자평진전평주를 통해 위안과 희망, 건강한 조언을 찾을 수 있다.

-번역이 쉽지 않았을 듯하다. 시간은 얼마나 걸렸나.

꼬박 3년을 매달렸다. 원전이 전공자가 아니면 보기 어려운데 기존 나왔던 번역서가 절판돼 제대로 된 번역서가 없었다. 교단에 있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설을 첨가하고 각주를 달았다.

-최근 대선 정국에서 굿이나 주술 등이 화제가 되며 명리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

명리학은 사람들에게 흔히 사주팔자라고 알려져있다. 그러나 단순히 미신이나 점술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현재 제도권 학교에서 학문적으로 동양학을 가르치고 있다. 주역은 기원전 1100년 제작돼 3000년 이상 유지되며 여러 학문에 녹아들었다. 무속이나 점술과 사주, 명리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명리는 학문적으로 연구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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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교수가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명리학에서 중요하게 보는 점은 무엇인가?

지천명이다. 내가 타고난 팔자가 무엇인지 아는 것. 명리학을 공부하면 자신의 그릇을 판단할 수 있다. 자신의 그릇을 파악하고나면 결여된 것을 보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직업적으로 보완되는 일을 하거나 올바른 배우자를 만나거나 올바른 곳에서 살거나, 혹은 때를 기다리는 것이 그것이다. 이렇듯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보완하며 지혜롭게 사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사주에 의해 운명이 결정됐다면 자칫 허무주의로 빠지지 않을까?

삶의 많은 것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이다. 그러면 내가 해도 안되는 것에 대한 겸손과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겸손, 일이 잘 안됐다고 좌절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생긴다. 그것은 허무주의와는 다르다.

-명리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해외 무역 관련 일을 20년동안 했다. 외국계 회사에서 중역까지 지내고 마흔 두살이던 2005년 퇴사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당시 은퇴하고 나니까 부모님이 아프셔서 병간호를 하게 됐고 아이들 입시를 챙기느라 재취업을 놓쳤다. 이후 한의사가 되고 싶어 한의대 공부를 시작하면서 명리를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의대는 가지 못했지만 그때 접하게 된 명리학으로 석박사를 하고 계속 이 길을 걷게 됐다.

-공부하기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명리학을 공부하게 되면 나침반을 얻은 기분이 든다. 인생길이 어둡고 깜깜한데 등불을 켜고 걷는 것 같기도 하다. 제 사주를 연구해보니까 공부를 하면서 살아야하는 사람인데 20년동안 직장생활을 했으니 얼마나 고달팠겠나. 그러나 결국에는 공부의 길로 접어들어 학문을 하고 있다. 이처럼 명리학은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나침반을 가지고 방향을 찾아 걸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올해 한국의 국운은 어떨까?

전망은 어둡다. 60년전 임인년, 120년 전 임인년을 보면 임인년의 특징이 있다. 임인은 위에 있는 사람이 밑의 사람을 감당하지 못하는 해다. 60년전 5·16 쿠데타가 임인년과 관련이 있다.주역으로 보면 천화동인괘다. 동인이라는 것은 단일화나 화합이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다. 끊임없이 협의, 통합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올해는 쉽지 않다. 자기 정치 세력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휘둘리게 된다. 경제도 좋지 않다. 여전히 코로나 압박이 남아있다. 크게 봤을 때 지난 3년은 완전히 암흑기였다. 이제 봄이 시작됐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내년이 돼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다.

-학자로서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있나?

한국의 사주 명리를 국제화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그럴려면 제대로 학계가 자리잡아야 하고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명리학에 대한 오해도 풀어야 한다. 후학들이 이 공부를 학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가 길을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칼럼도 부지런히 쓰고 영어로도 글을 써서 외국에도 알리는 등 노력하고 있다.

eggroll@sportsseoul.com

◇신정원 교수 프로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철학 박사. 전 한국사주리서치센터 대표. 현 원광디지털대학교 동양학과 교수. 사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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