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코리아리그 우승
이용대가 27일 요넥스의 2022 DB그룹 코리아 배드민턴리그 남자부 우승을 이끈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제공

[스포츠서울 | 남양주=김경무전문기자] 명불허전 (名不虛傳). 그 명성이나 명예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었다.

이제 한국 나이로 35세. 지난 2016 리우올림픽 뒤 배드민턴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어언 6년. ‘라켓보이즈’(tvN) 등 각종 스포츠 관련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느라 바쁘면서도, 실업무대에서 여전히 녹슬지 않는 기량을 선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던 ‘윙크보이’ 이용대. 그가 국가대표 시절 못지 않는 신기의 플레이를 선보이며 소속팀 요넥스에 가장 큰 선물을 안겼다.

27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체육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DB그룹 배드민턴 코리안리그 마지막날 남자부 결승전. 박용제 감독이 이끄는 요넥스는 베테랑 이용대를 중심으로 남자단식 국가대표 전혁진, 그리고 신예 이상민·김재현·진용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밀양시청을 매치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는 감격을 맛봤다.

이용대와 요넥스 우승
박용제 감독과 이용대(왼쪽에서 세번째) 등 요넥스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양주|김경무전문기자

요넥스는 이날 첫 복식에서 고졸 신예 국가대표 진용-김재현이 밀양시청의 배권용-박세웅을 2-0(21-10, 21-16)으로 제압했다. 이어진 단식에선 국가대표 전혁진이 같은 국대동료 김동훈을 2-0(23-21, 21-16)으로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승부의 마침표는 이용대가 찍었다. 그는 자신보다 10살 이상 어린 이상민과 복식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용대 조는 밀양시청 에이스 김사랑-최혁균을 2-0(22-20, 21-18)으로 물리치며 이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용대는 지난 25일 강호 삼성생명과의 4강전에서도 요넥스가 2-0으로 앞선 상황, 세번째 복식에서 이상민과 함께 정재욱-박경훈을 2-0(21-12, 21-12)으로 누르며 승리의 견인차가 된 바 있다.

전혁진 MVP
남자부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전혁진(요넥스). 요넥스

이용대-이상민
이용대(왼쪽)와 이상민. 요넥스

이용대는 플레잉 코치이며 팀내 최선참이다. 코리안리그 경기 중에 후배들을 다독이고, 조언도 하는 등 1인2역을 해내며 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이용대는 경기 후 장내 인터뷰에서 “안녕하십니까? 이용대 선수입니다. 반갑습니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520여명의 팬들에게 감사의 말부터 전했다.

이날 결승전 동안 “이용대 화이팅”을 외치는 응원 소리는 관중석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그의 식지 않는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이용대는 숨을 할딱거리면서도, 국가대표 출신 김사랑과 최혁균의 초강력 스매시를 신기에 가깝게 퍼올렸다.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중수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은 이에 대해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김사랑-최혁균이 세차게 강력한 스매시를 날리지만 이용대가 잘 막아냈다. 방패가 강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두 복식조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셔틀콕이 총알처럼 오가는 랠리를 수차례 펼치며 간만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배드민턴의 진수를 선물했다.

우승 트로피를 가슴에 품은 이용대는 “요넥스가 이번에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이번 우승을 위해 선수들이 많이 노력했고, 저 또한 후배들을 이끌고 초대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견뎌내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운도 따라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승의 공을 후배들에게도 돌린 것. 이용대는 “오늘도 이길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첫 경기(복식)를 선수들이 이겨서 우리가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경기를 돌아보기도 했다.

삼성생명 우승
길영아(가운데)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 선수들이 27일 2022 DB그룹 배드민턴 코리아리그 여자부 우승트로피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남양주|김경무전문기자

전날 여자부 결승에서는 길영아 감독의 삼성생명이 국가대표 김가은 등을 앞세워 영동군청을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번 코리아리그 남녀부 최우수선수 영예는 요넥스의 전혁진과 삼성생명의 김가은에게 돌아갔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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