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기다림에 지쳐가던 김태리와 미안함을 쌓아가던 남주혁이 결국 이별했다. 날선 말들로 서로를 헤집었던 둘은 20년만에 돌아온 마지막 다이어리를 통해 아름답게 서로를 떠나보냈다.


3일 방송된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마지막회에서 백이진(남주혁 분)과 나희도(김태리 분)가 각자의 바쁜 일상 중 엇갈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뉴욕특파원이 된 이진은 체류를 결정한 뒤 희도에게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뉴욕특파원 하게 돼서 정리하러 잠깐 한국 들어간다"라고 알렸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희도는 "백이진 이제 나한테 그만 미안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문지웅(최현욱 분)은 패션 포토그래퍼로 핫해졌고, 한국에 들어온 고유림(보나 분)은 지웅을 만나 "오늘 우리집에서 저녁 먹자"라며 초대했다.


귀국한 백이진은 공항에서 커플 캐리어가 뒤바뀌었지만 희도가 이를 알리지 않고 공항에 맡긴 걸 알고 희도가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눈치챘다. 말없이 캐리어를 희도의 집앞에 두고간 이진에게 희도는 "더 이상 이 관계가 나에게 힘이 되지 않아. 서로 미안해하면서 서로를 갉아먹는거 그만하고 싶다. 우리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진이 "할 수 있겠어? 우리 헤어지는거"라고 묻자 희도는 "이미 하고 있었어, 우리. 오다가다 인사하면서 지내자"라며 이별했다. 친구들을 만난 희도는 휴대폰이 오뎅탕에 빠지며 기계를 교체하러 왔지만, 커플요금제를 해지하기 위해서는 백이진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좌절했다.


요금해지 때문에 재회한 둘은 함께 추억의 터널을 걸었고 이진은 "이거 맞아, 우리?"라고 물었다. 희도는 "맞아. 난 6개월을 생각했어. 넌 6개월 동안 뭐했니?"라며 되물었다.


이진은 "나 힘든 거 너에게 옮기기 싫었어. 서운하게 해서 미안한데 난 내 나름대로 죽을 힘을 다해 버텼어. 멘탈 나가더라. 죽어가는 사람들 앞에서 널 보고싶다는 감정도 사치같았다. 징징거리고 싶지 않았어"라고 울먹였다.


하지만 혼자 아프고 슬펐던 이진의 말에 희도는 "우린 좋을 때만 사랑이야.힘들 땐 짐이고. 그래서 헤어지는 거야"라면서 "내가 지금 우리 엄마 같은 사람을 만나고 있잖아. 평생 기다리고 실망하고 그걸 네가 또 시키네. 내 미래까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아"라며 돌아섰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희도는 일상을 이어갔지만 갑작스런 통증으로 쓰러졌다.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희도는 아픈 말로 상처 입히고 헤어진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 흘렸다. 이진도 포항 바다로 떠났던 수학여행을 떠올리며, 꿈속에서 희도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진은 희도가 버스에 흘리고 간 다이어리에 꽂힌 자신의 신분증 때문에 희도의 마음을 읽게 됐다. 기념일마다 혼자 힘든 시간을 버틴 희도의 글에 이진은 눈물을 흘렸다. 이별 후 희도가 적은 글에는 백이진에게 정말 하고싶은 말이 적혀 있었다.


뉴욕으로 가는 이진이 방을 뺀다는 소식에 달려온 희도와 마지막으로 희도를 만나러간 이진은 동네 버스정류장에서 재회했다. 희도는 "미국은 그런 거 잘돼 있다던데 힘들면 상담 받아"라고 말했고, 이진은 "훈련 잘 받고 다치지 마"라며 신발끈을 묶어주다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소중했던 서로에게 합당한 말을 주고받으며 둘은 아프게 아프게 다시 이별했다.



7년 뒤 백이진은 UBS 최연소 앵커로 발탁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진은 그 사이 집을 장만했고, 11년만에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까지 가족과 다시 한 지붕 아래 살 수 있게 됐다. 이진의 꿈이 이뤄진 것.


나희도는 다시 태양고 코치로 일하고 있는 양찬미(김혜은 분)를 만나 "샌프란시스코 다녀온 뒤 은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즐겁게 살고 싶었던 지승완(이주명 분)은 예능PD가 되었고, 지웅은 문스트릿 대표가 되어 있었다. 고유림은 펜싱클럽을 차려 꿈나무를 육성 중이었다.


승완의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태양고즈는 오랜만에 재회했고, 결혼을 앞둔 지웅과 유림에게 나희도는 "이혼보다는 파혼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에 지웅은 "결혼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라고 말했다.


뒤늦게 빈소에 들른 이진을 태우러 이현(강훈 분)이 왔고, 승완은 "너 잘 컸구나"라며 번호를 땄다.


샌프란시스코 대회에서 마지막 금메달을 딴 나희도는 백이진과 뉴스 생중계로 재회했다. 새록새록 피어나는 지난 추억을 뒤로한 채 마주한 둘은 애틋한 눈빛을 교차했다.


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나희도는 "선수생활하며 가장 영광스러웠던 일은 고유림의 라이벌이었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고, 꽃다발을 들고 현장을 찾았던 고유림은 그런 나희도를 꼭 안고 축하했다.


사라진 나희도의 마지막 다이어리는 헌책방 주인의 손에서 수십년 만에 40대의 나희도에게 전해졌다. 다이어리 맨 뒤에는 이진이 뉴욕특파원으로 가기 전 직접 쓴 마지막 이별의 말이 적혀 있었다.


나희도는 두 사람이 헤어졌던 터널에 들러 과거 자신의 모진 말에 상처입은 그 시절의 백이진에게 "너는 나를 존재만으로도 위로한 사람이었어. 나도 나를 믿지못할 때 나를 믿는 너를 믿었어. 고마워"라고 인사했다.


백이진도 "넌 내가 가장 힘들때 나를 일으킨 사람이었어. 너랑 있으면 가진 게 없어도 다 가진 것같았어. 완벽한 행복이 뭔지 알게됐어. 고마워"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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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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