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인터뷰
안세영이 16일 2022 광주 요넥스 코리아 마스터즈 배드민턴 여자단식 4강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한테 패한 뒤, 기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포즈를 취했다. 김경무전문기자

[스포츠서울 | 광주=김경무전문기자] “경기에서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오늘은 멘털이 탈탈 털렸어요. 잘 나가다가 갑자기 뚝 떨어진 느낌이에요.”

지난 16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주여자대학교의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 광주 요넥스 코리아 마스터즈 배드민턴’ 여자단식 4강전. 세계랭킹 4위인 안세영(20·삼성생명)은 9위 허빙자오(25·중국)한테 0-2(11-21, 13-21)으로 허망하게 패한 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패인을 털어놨다.

“상대가 워낙 잘 치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는 속수무책이었다고 실토했다. 지난주 순천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시리즈인 2022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안세영.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승승장구하며 2주 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그동안 2차례 국제대회에서 만나 모두 패배를 안겨준 왼손잡이 허빙자오한테 다시 덜미를 잡혀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이겼으면 세계 3위 천위페이(24·중국)와의 17일 결승 대결도 성사될 수 있었다.

천위페이는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여자단식 8강전 때 안세영을 물리친 뒤 금메달까지 차지한 세계 최강. 천위페이는 이날 세계 17위 왕지이(중국)를 2-1(21-7, 19-21, 21-17)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코리아 마스터즈는 BWF 월드투어 슈퍼 300 시리즈로 코리아오픈보다는 등급이 낮은 대회. 안세영은 자신의 고향인 광주에서의 첫 우승으로 홈팬들에게 값진 선물을 안겨줄 요랑이었지만, 허빙자오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안세영은 이번까지 허빙자오와 3번 맞붙어 전패를 당했고, 천위페이에게도 6전 전패를 당한 바 있다. ‘만리장성 징크스’가 생길 판이다. 안세영은 이에 대해 “나의 공격이 약해서”라며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음엔 설욕할 것”이라며 올해 남아 있는 국제대회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안세영은 올해 9월 열리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과 그 이후로 예정돼 있는 2022 청두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메달권에 입상하려면 천위페이와 허빙자오 등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과 이번 코리아 마스터즈에서 새삼 절감한 사실이다.

안세영 경쟁자는 둘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 주요 국제대회에서 승패를 주고받았던 세계랭킹 2위인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25)와 세계 1위 타이쯔잉(28·대만) 등도 까다로운 상대이다.

한국 배드민턴의 희망 안세영. 그가 이번 뼈아픈 패배를 교훈삼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약점인 공격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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