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신유빈이 27일 대한항공 여자탁구단 훈련장에서 공동 인터뷰를 한 뒤 밝은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인천 | 김경무전문기자 kkm100@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인천=김경무전문기자] “(오른손목 피로골절 재활훈련을 하면서) 내가 탁구를 너무 좋아한다는 걸 다시 느꼈다. 구경만 하고 언니들 경기를 보니, 나도 빨리 탁구 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27일 오후 인천 서구에 위치한 대한항공(KAL) 여자탁구단 훈련장. 플래시 세례 속 밝은 미소를 띠고 훈련장에 나타난 신유빈(18). 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걸 못하니 마음이 힘들었다. 시간이 답이었다. 시간이 가기를 천천히 기다렸다”며 탁구가 그리웠음을 밝혔다.

그의 매니지먼트사는 지난 22일 “최근 재활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신유빈이 본격적으로 라켓을 잡고 훈련을 시작했다. 복귀 시점은 내달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열리는 ‘WTT(월드테이블테니스) 피더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유빈 훈련
신유빈이 조언래 코치와 훈련을 하고 있다. 인천 | 김경무전문기자 kkm100@sportsseoul.com

오랜 만에 취재진 앞에 선 신유빈은 “안녕하세요”라더니 “나 어떻게 해 올림픽 때보다 떨린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서 살짝 당황했다”며 웃었다. 그는 “재활은 일단 손을 안쓰는 걸로, 상체와 하체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며 “통증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빨리 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4개월 정도 쉬었다. 공치는 훈련을 시작한 것은 2주 정도됐다. 80% 정도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실전으로 경기 감각을 익히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음달 1일 출국해 WTT 피더 시리즈를 소화한 뒤, 곧바로 10일 웨스트체스터에서 이어지는 피더 시리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최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9월)과 청두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1위를 해 한국 탁구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1년 후배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에 대해 신유빈은 “되게 잘하는 선수다. 좋은 결과를 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같이 대한민국 탁구를 빛냈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잘하는 후배가 많이 나와 이제 막내가 아니다. 나이가 먹은 것을 느끼냐’는 물음에 신유빈은 “아뇨, 아직 (한국나이로) 19살, 만으로 17살이다. 나이 든 것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잘하는 선수가 많으니 나도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신유빈 인터뷰
신유빈이 훈련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 | 김경무전문기자 kkm100@sportsseoul.com

신유빈은 올해 부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지 못한 것에 대해선 “포기했을 땐 굉장히 힘들었다. 아시안게임 못 나가는구나. 그래도 회복해 좋은 컨디션으로 참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답했다.

신유빈은 이날 훈련장에서 조언래 코치와 20분 남짓 공을 치며 손목상태를 점검했는데 이상은 거의 없어 보였다. 조 코치는 “의사도 괜찮다고 했다. 손목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공백기 이후 경험을 쌓고 실전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첫 대회에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유빈의 현재 세계랭킹은 52위. 조 코치는 “앞으로 훈련기간이 늘어나고 손목도 나아지면 랭킹포인트를 끌어올려 WTT 챔피언스나 파이널스 등 등급이 높은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유빈은 오랜만에 국제대회 나가는 것에 대해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되는데, 항상 대회 전에는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준비한 것 같다. 지금도 그 기분이 되게 설레고 좋다”고 답했다.

신유빈 기브스 때 모습
신유빈이 오른손목 피로골절로 기브스를 했을 때 모습. GNS 제공

올해 출범한 프로탁구리그를 지켜본 신유빈은 “프로탁구가 생긴 건 좋은 현상이다. 선수들이 경기를 통해 많이 경쟁력 쌓았으면 한다. 나도 빨리 회복해 같이 뛰고 싶다”고 했다. 그의 소속팀 대한항공은 여자부 3위를 달리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해서는 신유빈은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을 경험한 뒤 이만큼 재미있는 경기가 없구나 생각했고, 파리올림픽을 바라보게 됐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활기간에도 팬들이 많은 응원을 해줬다. 앞으로도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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