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아마노의 선제골에 기뻐하는 울산 홍명보 감독
울산 현대 아마노가 지난 2월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성남FC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홍명보 감독(가운데)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출범 2년 차를 맞은 울산 현대 ‘홍명보호’가 초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면서 K리그1 2라운드로빈을 맞게 됐다. 울산은 1라운드로빈(1~11라운드)에서 8승2무1패(승점 26)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1위에 매겨졌다. 다득점으로 2~4위에 놓인 포항 스틸러스, 제주 유나이티드, 인천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19)와 격차가 승점 7이다. K리그1 6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는 승점 18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울산은 이례적으로 시즌 개막 전부터 위기에 놓였다. 홍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 공격을 이끈 ‘3총사’ 오세훈(시미즈) 이동경(샬케04) 이동준(헤르타 베를린)가 개막 3주여를 남겨두고 모조리 해외 리그로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지만 홍 감독은 바코(조지아) 아마노 준(일본)을 앞세워 ‘제로톱’ 카드를 꺼내 들어 성공적으로 대처했다.

고공비행에 결정적 계기가 된 건 다급하게 수혈한 브라질 골잡이 레오나르도와 엄원상이다. 각각 오세훈, 이동준의 대체자 격으로 급하게 팀에 합류했으나 오래전부터 울산에서 발을 맞춘 선수처럼 제 몫을 펼쳤다. 둘은 나란히 리그에서만 5골로 팀 내 최다 득점. 레오나르도는 주니오가 떠난 외인 골잡이 공백을 메우고 있고, 엄원상은 빠른 발 뿐 아니라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큰 힘이 되고 있다.

울산 레오나르도 득점
레오나르도.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엄원상
엄원상.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잘 나가는 팀도 시즌 중 위기는 오기 마련이다. 울산은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에서 끝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홈 팀 조호르 다룰 탁짐에 두 차례 발목이 잡히며 탈락했다. 2020년 통산 두 번째 우승 이후 내심 다시 정상을 두드렸으나 조기에 돛을 내렸다.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17년 만에 리그 우승’이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칠 만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포항과 ACL 4강에서 승부차기로 패한 뒤 K리그 선두에서 내려오고, FA컵 4강에서도 탈락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번에도 예감은 좋지 않았다. 지난 5일 ACL 휴식기가 끝난 뒤 재개된 리그 첫 경기 수원 삼성과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하지만 사흘 뒤 열린 강원FC 원정 경기에서 레오나드로(1골) 엄원상(1골2도움)의 활약을 앞세워 3-1 완승, 분위기 바꿈에 성공했다.

무패 리그1위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의 아쉬운 발걸음[포토]
울산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0-1로 패한 후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홍 감독은 수원전 패배 이후엔 ‘할 수 있다’는 독려 메시지를 보냈다. 자칫 무거운 분위기에서 연패 늪에 빠지면 회복하는 데 더욱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ACL에서 선수 경기 자세에 쓴소리도 한 홍 감독이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강원 원정을 대비한 이유다. 게다가 울산으로 복귀하지 않고 수원전을 앞두고 머문 서울 외곽 한 호텔에 지속해서 머무르며 강원전을 대비했다. 최대한 선수들의 이동 피로를 덜고자 애썼다. 여기에 이청용, 김영권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며 “이번만 잘 넘기면 다시 올라설 수 있다”고 외쳤다. 그리고 강원전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울산만의 빌드업 색채를 뽐내며 다득점 승리를 거뒀다.

한 축구 전문가는 “확실히 울산은 과거보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코치진 뿐 아니라 선수단 내 선,후배가 어우러지며 그들만의 ‘관리의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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