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상대 감독에 인사하는 이동욱 감독
NC 이동욱 감독.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기자]“팀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 리더십 쇄신이 필요했다.”

프로야구 NC의 사령탑 이동욱 감독이 11일 전격 해임됐다. 지난해 주축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파문과 최근 발생한 코치들의 술자리 폭행사건, 리그 최하위 성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선 리더십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와 임선남 단장은 이날 이동욱 감독 해임 발표 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경기 전 만나 해임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NC 측은 우선 이번 감독 해임 건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것과 달리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일련의 사건들을 포함해 여러 가지 요소를 놓고 복합적으로 생각해 판단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단과 코치진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은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 뿐 아니라 경기를 본 팬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들이 개선될 수 있을까란 고민을 많이 했고 직원들과 논의도 많이 하고 이사회, 모기업과도 논의를 거친 결과 구단의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을 위해선 불가피한 결정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20511_184138029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왼쪽)과 이진만 대표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이동욱 감독 해임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직=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모기업인 엔씨소프트와 협의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감독의 해임은 김택진 구단주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모기업에서도 많은 고민을 해온 것 같다. 최종적 합의를 이뤘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쉽지 않은 결정임을 거듭 밝히면서 이 감독의 연장계약에 대해선 이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NC는 이 감독과 지난해 5월 오는 2024년까지 추가 연장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NC와 이 감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계약금 6억원에 연봉 5억원 등 총액 21억원에 계약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NC는 이 감독의 연봉 15억원 보장을 감수하면서라도 계약을 해지한 것인데 이는 김택진 구단주가 재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김택진 구단주는 SSG의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리그 선두 SSG와 비교해 꼴찌인 NC에 자존심이 상해서 감독 해임을 승인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지난해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기대를 갖고 기다렸는데 모기업의 기대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최근에 모기업과 그런 부분에 대해 확인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모기업의 기대치가 김택진 구단주의 의중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풀이된다. NC구단은 이 감독의 공로에 대해선 충분히 인정해 예우를 해주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동욱 감독은 창단 때부터 기여한 바가 크고 2020년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던 분이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공로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따라서 그만큼 예우를 할 것이고 급여부분도 계약대로 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후임 감독과 관련해 당장은 강인권 감독대행에게 최대한 권한을 주고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임선남 단장은 “후임 감독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놓은 것은 없다. 일단 감독대행 체제로 가고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고민해서 다음 지도자를 결정할 것”이라며 “감독대행에게 최대한 감독의 동일한 권한을 줘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감독대행 중심으로 선수단이 뭉쳐서 분위기 반등시키려고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강인권) 감독대행도 감독 후보 중 한명”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임 단장은 “어떻게 교체를 하더라도 모양새 안 좋을 수밖에 없고 어느 정도의 비난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팀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분위기 쇄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