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동욱 감독 해임 관련 기자회견 하는 NC 임선남 단장- 이진만 대표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왼쪽)과 이진만 대표가 11일 사직야구장에서 이동욱 감독 해임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 5. 11.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4년 전과 흡사하다. 당시도 NC는 내부적으로 일찌감치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감독 교체를 결정짓고 감독에게 이를 통보했다. 감독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은 것, 경질한 감독에게 고문 자리를 권유한 것도 동일하다. 역사가 짧은 NC지만 구단 시계는 유사하게 돌아가고 있다.

NC가 11일 이동욱 감독을 경질했다. NC는 지난해 5월 이동욱 감독과 올해부터 2024년까지 계약금 6억원·3년 연봉 5억원 총액 21억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 첫 해가 끝나기도 전에 칼을 빼들었다. NC가 약 4년 전인 2018년 6월 김경문 감독을 경질했을 때도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19년까지 였다. 당시에는 유영준 단장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는데 이번에는 강인권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

NC 소프트 본사와 구단의 내부 결정 후 경질을 통보한 모습도 비슷하다.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옷을 벗을 운명이었다.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이 이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됐는데 NC 내부적으로는 이미 지난주 감독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 또한 “결정 시점을 어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날 경기 직후에 내려진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기업과 논의가 필요했고 그 과정을 거치다 보니 그 시점이 어제였던 것이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의 경질도 김 감독이 NC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 이전에 결정됐다. 김 감독은 2018년 6월 3일 마산 삼성전 이후 유니폼을 벗었는데 경질은 당시 경기 전에 결정된 사안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 삼성전을 마치고 유영준 단장에게 팀을 잘 맡아달라고 당부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경질이 드문 일은 아니다. 프로스포츠에서 감독 경질은 연례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빈번하다. 올시즌 감독 경질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지난해에도 감독 두 명이 옷을 벗었다. 성적 앞에서 자유로운 감독은 없다. NC는 지난 10일까지 시즌 전적 9승 24패로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NC는 지난 10일 지역 라이벌 롯데에 0-7 완패를 당했는데 이 감독의 경질은 이에 앞서 결정됐다.

[포토] 롯데전 인사하는 NC 이동욱 감독
NC 이동욱 감독(왼쪽)이 10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에 앞서 상대 덕아웃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강인권 코치. 2022. 5. 10.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 감독 경질은 지난해 7월 술자리 파동, 그리고 올시즌 초반 무기력한 경기력이 원인이다. 구단 내부적으로 술자리 파동 후 팀이 동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고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지난 겨울 박건우, 손아섭을 영입해 다시 상위권 등극을 응시했는데 구단 임원진은 경기 결과 뿐이 아닌 선수단 모습 하나하나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감독 경질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다. 4년 전 NC는 김 감독 경질로 반등을 기대했으나 시즌 전적 58승 85패 1무로 최하위에 그쳤다. 김 감독 경질 후 치른 85경기에서 38승 46패 1무를 기록했다. NC는 12일 사직 롯데전 포함 11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감독이 바뀐다고 갑자기 선수의 기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분위기 쇄신이 있을 수는 있으나 감독대행이 하위권 팀을 극적으로 상위권에 올려놓은 사례는 없다. 그래서 보통은 시즌 막바지. 혹은 시즌이 종료된 후 감독을 경질한다.

4년 전에도, 지금도 NC는 시즌 초반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감독 경질로 당장 NC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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