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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영준(왼쪽)과 이창민이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박준범기자

[스포츠서울 | 서귀포=박준범기자] “축구 잘하면 형 아닌가요? 나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최영준) “영준이 형 덕분에 편하게 공격하죠.”(이창민)

최영준과 이창민은 과거 2014시즌 경남FC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이창민은 K리그 데뷔 시즌이었다. 이후 쭉 상대팀으로 만나다, 올 시즌 최영준이 제주로 이적하면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최영준은 “그때는 나도 그렇고 창민이도 어떤 역할보다는 앞만 보고 달렸다. 지금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민은 “나는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지금은 나이도 먹고 어린 선수들도 생겼다. 그 중간 구실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민과 최영준은 제주 중원의 핵심이다. 최영준은 “창민이는 잘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웃은 뒤 “창민이가 안 아프고 솔직히 군대에 안 갔으면 좋겠다. 스스로 기대하는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면이 있다. 그래서 선수들한테 미안함도 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 들이박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부족한 것 같다”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이창민은 “나 역시 지난해만큼의 활약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부상도 있었고 몸상태가 100%가 아니다. 조급하지는 않은데 서로 맞춰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다만 역할은 다소 다르다. 이창민은 공격 본능과 패스에 집중한다면, 최영준은 특유의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를 차단한다. 이창민은 “영준이 형이 수비는 자기한테 맡기고 편하게 공격하라는 말을 한다”라며 “유니폼이 남아나지를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뒤에서 수비를 해주니까 내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최영준의 공을 인정했다. “창민이한테 공을 주면 된다”고 껄껄 웃은 최영준은 “맞춰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창민이가 알아서 잘한다. 생각보다 더 컸다. 축구 잘하면 형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둘의 조합은 K리그1에서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이창민과 최영준은 겸손했다. 이창민은 “우리가 최상위 조합이었으면 제주가 1위를 해야 한다. 그런 것보다는 호흡이 잘 맞는다.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더 보여줘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최영준은 “창민이는 최강인데 내가 떨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웃으면서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스리백을 처음 경험한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창민은 올해가 가기 전에 입대해야 한다.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입대가 유력하다. 최영준은 “스트레스받지 말고 편하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했으면 좋겠다. 다른 선수들이 창민이의 마음을 잘 안다”고 믿음을 보냈다. 이창민은 “제주 생활이 영준이형한테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주라는 곳이 인생에서 행복한 지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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