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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아이를 낳은 뒤 다시 영화를 보니 미칠 것 같았다.”

배우 이정현은 최근 열린 영화 ‘리미트’ 시사회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아동 유괴 및 장기 밀매 사건을 다룬 ‘리미트’는 팬데믹 초창기였던 지난 2020년 4월 촬영을 시작했다.

영화가 신종코로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한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개봉이 미뤄진 사이 이정현은 딸을 출산하고 엄마가 됐다. 지난 8월 초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영화의 완성본을 처음 접한 이정현의 감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출산 뒤 아이와 관련된 TV다큐멘터리만 봐도 눈물이 난다. 내게 모성애가 생겼다는 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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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이 연기한 소은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관이자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어떤 연유인지 부업으로 다단계까지 손을 뻗쳐 악착같이 생활비를 버는 평범한 엄마기도 하다. 이정현은 관객에게 생략된 소은의 캐릭터 설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소은은 원래 쿨하고 무술도 잘하는 경찰이다. 동료 경찰인 남편이 사고로 사망하면서 남편의 빚을 떠안게 됐다”라며 “결국 소은은 다단계까지 하게 됐다. 남편의 동료기도 한 경찰 선배 성찬(최덕문)이 이를 눈감아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소은의 전사를 제작진, 동료배우들과 함께 만들어나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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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찌든 소은을 표현하기 위한 최대 과제는 ‘예뻐보이지 않기’였다. 이정현은 “화면 속 내 피부가 너무 좋아보여서 화가 났다”며 직접 얼굴에 기미를 찍었다.

“자신을 꾸밀 시간조차 없는 여자다. 집안일을 하다보면 선크림을 바를 시간이 없을테니 기미가 많이 생겼을텐데, 메인포스터 촬영 때 기미가 지워져서 CG로 기미를 찍기도 했다.”

아이를 찾아나서는 소은이 왜소해보이게 하기 위해 남루한 의상을 골랐다. 처음에는 형사들이 흔히 입는 가죽재킷을 입었지만 작은 체구의 소은이 소총으로 무장하고 달리는 장면에서 그의 간절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깨선이 없는 점퍼를 입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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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나의 열혈팬...‘워킹맘’ 고되지만 결혼은 강추

지난 2019년 3살 연하의 정형외과 전문의와 웨딩마치를 울린 이정현은 여전히 신혼같은 생활을 보낸다. 그는 “남편은 나의 ‘열혈팬’”이라며 “지금도 집에서 쉬지 말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출연하라고 등을 떠밀곤 한다”고 말했다.

“남편이 나랑 처음 만나는 날 엄청 떨었다. 내가 와인 한 잔 따라주며 떨지 말라고 할 정도였다. 내가 출연한 영화 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반도’의 대사도 외우고 초창기 CD도 갖고 있다.”

퇴근 후에는 남편이 육아를 담당한다. 이정현은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끔 우리 엄마는 어떻게 딸 다섯을 키웠을까 싶다”며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 웃음에 피로가 사르륵 녹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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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쌍둥이 자녀를 출산한 핑클 출신 성유리, 현재 임신 중인 배우 손예진 등 동료배우들과는 육아 노하우와 정보를 나누곤 한다. 이정현은 “임신한 손예진에게는 잘 먹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유리의 쌍둥이 자녀들에게는 옷을 물려받기로 했다”고 웃었다.

이정현은 결혼 예찬론자다. 그는 결혼과 출산을 겪은 뒤 오히려 일에 더 집중하게 됐다며 “오히려 내 배로 아이를 낳으니 이해심도 많아졌다. 타인의 실수에도 관대해졌다”며 “결혼을 못할 줄 알았는데 너무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가수로서도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중화권 한류를 견인했던 이정현은 여전히 음반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는 “항상 부채를 들고 다니며 스태프들 뒷풀이 때 ‘바꿔’를 부르곤 한다”며 “음반을 내고 싶은데 계속 차기작이 밀려있다. 할리우드 오디션이 들어오곤 하는데 시기가 맞지 않다. 한국 작품을 열심히 하다보며 할리우드에서 찾아주지 않을까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조은별기자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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