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봉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
박주봉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이 지난 28일 2022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챔피언십이 끝난 뒤 일본 도쿄 뉴오타지호텔에서 한국 공동취재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좀 예민한 문제이지만, 한국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서 나도 역할을 한번 해야지 않느냐 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다.”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박주봉(58) 감독. 지난 1990년대를 풍미한 한국 셔틀콕 레전드인 그가 2022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챔피언십 마지막날인 지난 28일 일본 도쿄 뉴오타지호텔 미팅룸에서 한국 공동취재단과 만나 질의응답 끝에 이렇게 답했다.

‘예전 인터뷰에서 2020 도쿄올림픽 후에 한국에 보답할 기회가 있지 않겠냐고 했는데, 예상보다 늦춰진 건지, 아니면 도쿄 때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 건지?’라는 물음에 그는 “한국이랑 붙으면 부담스럽다. 내가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면 부담이 없겠지”라고 답하며 복귀 뜻을 비친 것이다.

박주봉 감독은 선수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배드민턴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해 김문수와 남자복식 금메달 쾌거를 이뤄냈다. 그리고 2004 아테네올림픽 직후 일본대표팀 감독으로 스카우트돼 18년째 한국팀의 ‘적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림픽 초대 챔피언인데, 한국대표팀 일원으로 두번째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느냐’는 물음에 박 감독은 “지도자로서? 선수는 아니죠”라며 “계약기간 마치고, 마음은 말 그대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번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25)가 4강전에서 한국의 안세영,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를 누르고 값진 금메달을 획득했다. 혼합복식 은, 여자복식 동도 가져갔다. 여자복식에서 은(김소영-공희용), 여자단식에서 동(안세영)을 딴 한국보다 나은 성적표라 할 수 있다.

박주봉 감독은 “도쿄올림픽 때 일본이 최소한 금메달 1개 딸 줄 알았는데, 동 하나를 땄다. 최악의 성적이다. 도쿄올림픽 전에 벌써 2024 파리올림픽까지 맡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재)계약한 상태다”라며 다시 일본팀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30년 전 선수생활 때와 요즘이랑 배드민턴이 다른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파워풀하고 스피디하다. 그 전에는 선수들 별로 공격, 수비 스타일이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빠른 공격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안세영에 대해서는 “수비가 워낙 탄탄하고, 셔틀콕 컨트롤이 뛰어나다. 강약조절도 상당하다. 그런 부분 때문에 세계 톱클래스다. 파리올림픽 때 24세(한국 나이)가 되니까 그때 가면 피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세영이는 체력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톱 클래스 시합을 하려면 체력, 정신력, 몸관리, 이런 게 종합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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