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트로피 든 황동혁 감독<YONHAP NO-3005>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오징어게임’에서 사랑받은 배우들이 (극 중에서) 다 죽었다. 너무 쉽게 죽여서 미안하다.”

K콘텐츠 최초로 미국 프라임타임 에미상 감독상을 수상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황동혁 감독이 수상 소감 및 시즌2에 대한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황 감독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에서 진행된 ‘오징어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시즌2는 내후년쯤 나올 것 같다. 시즌1과 간격이 벌어지면 이정재 씨를 비롯한 배우들이 확 늙어버릴 것 같다”고 웃으며 밝혔다.

가장 궁금증을 모으고 있는 시즌2 게임에 대해서는 절대 비밀을 엄수했다. 황 감독은 “현재 대본을 쓰고 있는데 게임은 다 준비됐다. 하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며 “‘오징어게임’은 참가자가 어떤 게임을 할지 모른 채 게임에 임하는 게 주요 관전포인트다. 이 스포일러가 공개될 경우 재미가 반감된다. 혹 내가 술자리에서 발설한다면 입을 막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국내외에서 논란이 제기됐던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다”라며 “폭력이 배제된 콘텐츠만 만들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황감독은 “폭력을 통해 의미하고 상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징어게임’의 폭력은 사회적 폭력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취재진에게는 12세 미만 자녀들에게는 절대 보여주지 말라 했고 12~3세 자녀와는 함께 시청하며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라고 당부하곤 한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 시즌1 제작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에 치아가 6개 빠졌다는 황감독은 “시즌2를 상상만 해도 이가 흔들리고 삭신이 아프다”면서도 “하지만 부담은 친구처럼 항상 지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 작품을 할 때마다 부담을 느낀다. 때로 부담이 큰 동력이 돼서 스스로 부담을 느끼려고 한다”고 했다.

‘오징어게임’의 성공으로 시즌2는 비교적 유리한 조건에서 제작될 전망이다. 가성비로 화제를 모은 250억 제작비 역시 월등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황감독은 “‘오징어게임’ 성공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이가 사라져서 평소 좋아하는 마른 오징어를 씹지 못한다는 것이다”라며 “또 얼굴이 알려지면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K콘텐츠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실상 작품상을 받고 싶었다는 속내도 털어놓았다.

황감독은 “마지막 시상식이어서 다같이 무대에 서보고 싶었다. 그런 순간이 한번쯤 오기를 소망한다”며 “내가 연출을 잘해서 감독상을 받은 게 아니다. 모든 부분이 조화롭기 때문에 수상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내일이면 ‘오징어게임’이 세상에 나온지 1년 째 된다. 그 뜻깊은 날 수상하며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마지막 자리를 할 수 있게 돼 행복하고 영광이다. 평생 기억에 남을 1년 여정이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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