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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하남 = 심언경기자] ‘일요일의 남자’ 고(故) 송해의 뒤를 이어 ‘일요일의 막내딸’이 된 김신영이 국민들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겠다고 다짐했다.

KBS1 음악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기자간담회가 지난 17일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신영과 김상미 CP가 참석했다.

김신영은 오는 10월 16일부터 고 송해의 바통을 이어받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무려 34년 만의 새 얼굴이다. KBS 예능국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에 만족한다는 전언이다.

조현아 예능센터장은 “후속 MC 선정은 KBS 전체의 큰 숙제였다”며 “라디오를 진행해 친화력이 뛰어나고 가요 지식에 있어서 일인자이며 희극인으로서 출연자와 울고 웃을 수 있는, 최적의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발표하자마자 너무 좋아들 해주셔서 감사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상미 CP는 “(송해)선생님 살아생전부터 후임 얘기를 해왔다. 어떤 사람이 MC에 어울릴지 얘기하는 자리가 많았다”며 “‘전국노래자랑’ 스케줄이 극악무도하다. 대부분 지방이고, 야외 공연이다 보니까 날씨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 한겨울, 한여름에는 녹화를 못 한다. 가을에는 2주에 한 번씩 녹화가 있기도 하다. 오락가락하는 스케줄을 잘 맞출 수 있어야 했다. 김신영 씨는 라디오를 10년째 진행하고 있다. 누구보다 성실하다는 게 보인다. 김신영 씨의 유머코드를 잘 살펴보면 식당 아주머니들, 수상레저업체 사장인 ‘빠지’ 아저씨들, 흔히 볼 수 있는 분들에게서 웃음을 뽑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전 국민을 무대에 올려서 함께 놀 수 있는 ‘전국노래자랑’ MC에 적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 송해가 ‘일요일의 남자’라면, 김신영은 ‘일요일의 막내딸’이다. 김신영은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 후보에 많으셨다. 제의가 들어온 것만 해도 영광스럽다고 생각했다. 설마 했는데 예쁘게 봐주셨다”며 “첫 녹화 때 ‘일요일의 막내딸’이라고 말했다. 부족하더라도 전 국민 여러분이 키운다는 생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노력하고 배우면서 참가자분들, 국민 여러분과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첫 방송은 이날 녹화가 진행된 경기도 하남시 편이지만, 첫 녹화는 지난 3일 김신영의 고향인 대구광역시 달서구에서 이뤄졌다. 김신영은 “‘전국’ 하자마자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처음부터 울면 안 되는데, 실로폰 소리와 시그널 음악은 태교 아니냐. 시민분들이 ‘노래자랑’으로 화답 주시니까 울컥하더라. 머리가 하얘졌다. 태어나서 가장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데뷔 때보다 훨씬 더 떨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 녹화의 기쁨을 소속사 대표이자 개그우먼 선배인 송은이와 나눴다. 그는 “지인이 (녹화 현장이 담긴)영상을 보내주셨다.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 대기실에서 울었다. 송 대표님도 같이 울었다. 뭔지 모를 감사함, 벅참, 떨림, 말 그대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 느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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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지켜본 김 CP는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그는 “대낮에 공연하고 정식 공연장이 아닌 경우도 많아서 산만하고 집중하기 힘들다. 송해 선생님은 연륜이 있어서 집중되지만, (관객들이)한눈팔면 어쩌지, (김신영이)작아보이면 어떻게 하지, 실신하면 어떻게 하지 걱정했다. 그런데 목소리도 우렁차고 2시간 동안 에너지를 뿜어내더라. 뒤에 계신 분들까지 집중하셨다.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큰 나무가 될 수가 있겠다 했다”고 안도했다.

김신영은 고 송해에 비하면 한참 어린 나이(39세)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42년 역사의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조 예능센터장은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겠다”고 했고, 김 CP는 “송해 선생님이 워낙 전통을 잘 만들어오셔서 그분께 폐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였다. 누가 되지 않게 잘 이어서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급격하게 변화가 일어나긴 어렵겠지만, 너그럽게 기다려주시면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이 새롭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은 42년 된 나무라고 생각한다. 나이테가 있는 나무를 한 번에 베고 무언가를 만들 생각은 없다. 그 옆에서 조금씩 자라나는 나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욕심보다는 배우겠다는 생각이 많다. 막내딸은 키우는 재미도 있고, 막둥이가 들어오면 분위기가 바뀌지 않나. 그런 마음으로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신영이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 하남시 편은 오는 10월 16일 낮 12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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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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