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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국인 선수 호세 피렐라-알버트 수아레즈-데이비드 뷰캐넌. 인천,잠실,수원 | 최승섭 박진업 기자 thunder@,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흔히 외국인 선수를 두고 ‘전력의 50%’라고 한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만’ 잘해서는 안 된다. 결국 3명일 뿐이다. 국내 선수들이 중심에 서야 한다. 이쪽이 못하면 의미가 없다. 올해 삼성이 증명하고 있다.

삼성은 2022년 최강의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꾸렸다. 타자 호세 피렐라는 141경기, 192안타, 타율 0.342, 28홈런 109타점 102득점 15도루, 출루율 0.411, 장타율 0.565, OPS 0.976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찍었다. 득점 1위, 타율·홈런·타점·안타·출루율·장타율 2위다. 심지어 도루도 공동 14위다.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7.40에 달한다. 리그 외국인 타자 전체 1위다.

외국인 투수들도 좋았다. 데이비드 뷰캐넌이 26경기 160이닝, 11승 8패 117탈삼진,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고, 알버트 수아레즈가 30경기 173.2이닝, 6승 8패 159탈삼진, 평균자책점 2.49를 만들었다. 수아레즈는 평균자책점 4위, 탈삼진 6위, 이닝 8위에 자리했다. WAR에서 수아레즈가 5.29, 뷰캐넌이 3.81이다. 단연 팀 내 1~2위다.

외국인 선수들이 이렇게 잘해주면 보통 포스트시즌에 가는 편이다. 그러나 삼성은 최종 7위다. 시즌 중반 9위까지 떨어졌다가 끌어올린 순위가 이 정도다. 아쉬움만 진하게 남는다.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자리했던 팀이기에 더욱 그렇다. 1위 KT와 승률도 같았다.

토종 선수들의 부진이 뼈아프다. 선발에서는 원태인과 백정현이 자기 몫을 오롯이 하지 못했다. 지난해 나란히 14승씩 만들었던 투수들. 원태인은 작년 14승, 평균자책점 3.06에서 올해 10승, 평균자책점 3.92가 됐다. 백정현은 2021년 14승, 평균자책점 2.63에서 2022년 4승, 평균자책점 5.27로 추락했다. 황동재, 허윤동 등 새 얼굴이 나오기는 했으나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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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왼쪽)과 강민호. 고척 | 강영조 기자 kanjo@sportsseoul.com

불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30으로 4위에 자리했다. 리그 평균인 4.44보다 낮았다. 올해는 4.29로 7위다. 리그 평균 4.06을 웃돈다. 20경기 이상 나선 불펜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2점대가 1명도 없다. ‘끝판대장’ 오승환마저도 2010년 4.50 이후 12년 만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타선에서는 피렐라를 제외하면 오재일 정도 자기 몫을 했다. 타율 0.268, 21홈런 94타점, OPS 0.837을 만들었다. FA 계약 1년차인 강민호, 비FA 다년계약 1년차인 구자욱 등이 나란히 부진한 것은 치명타가 됐다. 주전 중견수로 시작한 김헌곤의 부진도 컸다. 3년차 김지찬의 각성, 강한울의 깜짝 활약, 김현준 발굴 등 위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축이 해주지 못하면 팀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KBO리그 1군 엔트리는 28명이다.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면 33명이 된다. 외국인 선수 3명은 각각 10.7%와 9.1% 비중이다. 나머지 90%인 25명 혹은 30명의 선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해도 국내 선수들이 펄펄 날면 상쇄가 된다. SSG는 외국인 선수 2명을 바꾸고도 1위다. LG도 외국인 타자 고민을 안고도 2위에 자리했다.

반대는 성립이 안 된다. 삼성이 보여줬다. 삼성은 2023년에도 피렐라-뷰캐넌-수아레즈와 함께 하고자 한다. 재계약을 잘 마친다면, 결국 2023년은 토종이 살아야 삼성이 살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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