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3회 교체되는 KIA 놀린
KIA 선발투수 놀린이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와 경기 3회 교체되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최대한 길게 던져주기를 바란다.”

감독 취임 첫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군 KIA 김종국 감독의 바람은 경기시작 한시간도 안돼 무너졌다. 후반기 에이스급 투구를 펼친 션 놀린(33)이 3회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했다. 야수들의 치명적 실책이 결정타였지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단초였다.

놀린은 1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7일 광주 KT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시킨 공로가 큰 점수를 받았다. KIA 김종국 감독은 “우리는 내일이 없다. 양현종을 제외한 모든 투수가 대기한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는 “놀린은 후반기 성적이 너무 좋다. KT전에도 잘 던졌기 때문에 오늘도 좋은 투구할 것으로 믿는다. 최대한 길게 던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토]KIA 김종국 감독, \'선발 놀린이 어떻게 던지냐에 따라...\'
KIA 김종국 감독이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를 1+1으로 묶는 전략은 5위 확정 직후 구상했다. 놀린이 5회까지만 버텨줘도 파노니에게 2~3이닝을 맡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상현-장현식-이준영-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에 군복무 후 다른 투수로 돌아온 김기훈이 버티고 있으니, 선발싸움을 대등하게 풀어가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놀린은 2회까지는 이렇다 할 위기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빈도가 낮았지만, 네 가지 투구폼을 섞어 KT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일반적인 와인드업 투구폼에 사이드암, 퀵모션, 스트라이드 직전 중심이동을 멈추는 폼을 두루 섞었다.

[포토]선제 2타점 2루타 치는 KT 조용호
KT 조용호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3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KIA 선발 놀린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러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준 게 아쉬웠다. 배정대는 이날 양 팀에서 처음 출루한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친 KT로서는 짜내기 전략으로 선취점을 뽑아야 분윅 싸움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 노련한 박경수가 초구에 크게 헛스윙해 KIA 수비를 교란시켰다. 작전이 없을 것으로 여긴 놀린이 2구째 체인지업을 던진 게 너무 정직했고, 박경수가 어렵지 않게 번트를 댔다.

1사 2루 실점 위기에 몰린 놀린은 심우준에게 중전안타, 조용호에게 우월 2루타를 각각 내주고 두 점을 잃었다. 심우준의 타구는 유격수 박찬호의 키를 살짝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여서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조용호 타석 때 외야진을 앞으로 당겨뒀고,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가 펜스 바로 앞까지 날아가 KIA 우익수 나성범이 따라가지 못했다. 정상 위치였다면 도전할 만한 타구였다.

[포토] 놀린 \'실점을 하고 말았어\'
KIA 선발투수 놀린이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와 경기 3회말 1사1,2루 상대 조용호에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후 마운드를 방문한 서재응 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순식간에 두 점을 잃은 놀린은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앤서니 알포드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이 과정에 대시하던 나성범이 스텝을 맞추지 못해 뒤로 빠뜨렸고, 적시 3루타로 돌변했다. 평정심을 잃은 놀린은 박병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KBO리그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등판은 2.2이닝 3안타 2볼넷 3실점(2자책). 투구수는 52개였다.

KIA로서는 회심의 카드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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